일간 알아흐람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무르시는 이날 카이로 외곽 경찰학교에 마련된 특별 법정에서 재판이 시작되자 재판장에게 "당신은 누구인지 내게 말하라"고 고함을 쳤다.
2011년 초 탈옥 혐의로 재판을 받은 무르시는 또 자신은 정치범이지 죄수가 아니라며 "나는 이 나라의 합법적 대통령이다. 이 재판은 불법"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재판장은 무르시의 질문에 "나는 형사법원의 재판장"이라고 간단히 대답을 했다.
흰색 죄수복을 입고 법정에 나선 무르시는 방음 유리가 설치된 철창 안에서 공판 내내 재판부에 도전적인 자세를 취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전날 밤 헬기로 경찰학교에 도착한 무르시는 이 법정에서 무르시 지지기반인 무슬림형제단 회원을 포함한 피고인 21명과 함께 재판을 받았다.
무르시는 재판 도중 구금된 장소에서 앞뒤로 움직이며 분을 삭이지 못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른 피고인도 재판부를 향해 "무효"를 반복해서 외치거나 뒤돌아서 등을 보이며 항의 표시를 했다.
무르시는 첫 공판 때와 달리 이번에는 이슬람 학자인 무함마드 셀림 엘아와를 자신의 변호인으로 지명했다.
이집트 검찰에 따르면 무르시는 2011년 1월28일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계기로 외국 무장단체의 도움을 받아 탈옥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무슬림형제단과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이슬람주의 재소자들을 탈옥시키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무르시는 그동안 '지역 주민이 교도소 문을 열어줬다'며 무슬림형제단과 하마스, 헤즈볼라 등의 개입을 부인해 왔다.
무르시는 2012년 선거를 통해 대통령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6월 30일 시작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끝에 다음날 3일 군부에 축출됐다.
무르시는 지난해 11월4일 살인 교사 등의 혐의로 받은 첫 공판에서도 자신이 이집트 공화국의 합법적 대통령이라고 밝히고 사법부의 권위를 전면 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