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미만 정당 해산, 신군부가 만든 악법"


- '더하기'를 떼게 된 것, 늦었지만 다행스럽고 기쁘게 생각
-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악법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 통한 듯
- 정당 난립 막으려는 취지? 그동안 아무 효과 없이 신생 정당만 힘들게 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1월 28일 (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지난해 녹색당 관계자들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가졌던 '정당법 제41조 4항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기자회견'. (자료사진)
◇ 정관용> 득표율이 2%에 못 미치면 정당등록 취소한다. 그리고 그 명칭은 쓰지 못하게 한다. 이게 기존 정당법에 있었던 조항들인데. 오늘 헌법재판소가 전부 다 위헌이다라고 판결을 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19대 총선에 참여했다가 등록이 취소되었던 세 개 정당, 다시 이름을 되찾고 또 다시 활동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그중의 한 곳입니다. 녹색당의 하승수 공동운영위원장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하승수>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지금 녹색당 이름은 바뀌었죠?

◆ 하승수> 네. 지금은 임시명칭으로 ‘녹색당 더하기’라고 해서 쓰고 있었는데요. 오늘 헌법재판소에서 결정이 났기 때문에 다시 녹색당으로 이름을 되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녹색당 더하기. 녹색당 플러스죠, 그러니까?

◆ 하승수> 네. 그렇게 뭐 일단은 임시등록을 해서 쓰고 있었는데요, 초반에. 어쨌든 오늘 결정으로 녹색당에서 더하기는 빼고 플러스도 빼고. 녹색당으로 이름을 다시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정관용> 오늘 판결에 대한 소감 한 말씀.

◆ 하승수> 글쎄, 사실은 너무나 당연한 판결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저희가 소송제기하고 1년 8개월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그 동안 사실 마음 졸이고 이런 부분이 많았는데요. 다행히 전원합의로 위헌결정이 나서, 어쨌든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늦었지만 기쁘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 조항이 위헌이다라고 하는 위헌심판청구는 사실 과거에도 있었는데, 그때는 다 합헌판정을 받았었지 않습니까?

◆ 하승수> 네. 과거에 한번 있었는데 기각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사실 좀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이번에는 저희들이 낸 자료가 워낙 전 세계적으로 이게 유례가 없는 입법이라는 게 증명이 됐기 때문에, 대한민국에만 있는 악법조항이라는 게 인정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진보, 보수 성향을 떠나서 헌법재판관들이 전원일치로 위헌결정을 내려준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애초에 이런 정당등록 취소, 또 명칭 사용 금지 같은 조항을 처음에는 왜 만들었죠?

◆ 하승수> 그게 1970년대까지는 조항이 없다가 1980년대 신군부가 쿠데타를 통해서 집권하는 과정에서 국가보위법 행위라고 하는, 좀 어떻게 보면 초헌법적인 기구를 구성했는데요.

◇ 정관용> 국보위.

◆ 하승수> 네, 국보위에서 이 정당법을 손을 보면서 이 조항이 들어가게 된 겁니다. 한 70년대까지는 없던 조항이고 이번에 헌법소원하면서 저희가 한번 다 찾아봤는데 외국에 이런 조항을 가진 나라가 없었습니다. 독재정권 하에서 만들어진 조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정관용> 나름대로 명분은 정당 난립을 좀 막겠다, 이런 거 아니었을까요?

◆ 하승수> 네. 그런 명분을 붙이기는 했지만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또 그렇다고 해서 정당을 못 만드는 것도 아니고. 또 사실은 한번 정당을 제대로 만들어서 활동하려고 하는 정치세력 같은 경우에는 취소가 되더라도 다시 이름을 바꿔서 정당을 만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실 이 조항 자체는 의미도 없이, 어떻게 보면 신생 정당들이 활동하는 것만 어렵게 만드는 그런 효과밖에 없었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지금 녹색당의 경우가 바로 그 경우죠.

◆ 하승수> 네.

◇ 정관용> 만들어서 참여했는데 취소한다고 안 하는 게 아니라, 녹색당에다가...

◆ 하승수> 이름을 바꿔서. (웃음)

◇ 정관용> ‘더하기’ 자 하나 붙여 가지고 계속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 하승수>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오늘 판결의 의미는 정당 난립 이런 것은 걱정하지 말고, 정치적 결사의 자유 이런 걸 인정해야 한다, 이 말이겠죠?

◆ 하승수> 그렇습니다. 정당설립의 자유가 보장이 되어야 되고, 그리고 국회의원 선거에서 2% 미만이면 취소를 하면 국민들이 정당을 제대로 만들 엄두도 못 낼 뿐만 아니라, 또 그렇게 할 경우에 다른 선거하고도 형평성이 안 맞다. 대통령 선거는 그런 조항이 없는데 왜 국회의원 선거만 그런 조항이 있느냐, 이런 이유도 덧붙였습니다.

◇ 정관용> 아, 대통령 선거나 지방선거에는 그런 조항이 전혀 적용이 안 됐군요?

◆ 하승수> 네. 전혀 조항이 안 됩니다.

◇ 정관용> 딱 총선에서만?


◆ 하승수>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도 헌법재판소에서 지적을 했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이제 녹색당은 이름을 되찾게 되셨고. 지방선거 준비 하고 계시죠?

◆ 하승수> 네.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뭐, 후보는 많이들 내실 겁니까, 어떻게 하실 겁니까?

◆ 하승수> 아직은 뭐 저희가 숫자보다는 어쨌든 좀 제대로 준비해서 후보를 내려고 하고 있고요. 경기도 과천시 같은 경우는 기초지방자치단체장, 시장 후보가 확정이 됐습니다. 현직 시 의원 한 분이 확정이 되셨고, 나머지 지역에서도 주로 지방의원 중심으로 당원들이 이제 총회를 해서 후보를 결정하는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 정관용> 당원총회를 통해서 결정해요?

◆ 하승수> 네. 저희는 중앙당에서 이렇게 지침을 내리지 않고, 지역의 당원들이 스스로 자기 지역의 지방선거에 관한 일종의 방침을 정하도록 하고 있는데요. 지금 다섯 군데 정도에서 후보를 내기로 이미 결정이 됐고. 계속 지역별로 당원총회가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정관용> 그야말로 상향식 공천인데.

◆ 하승수> 네, 풀뿌리 민주주의 이게 우리 정신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그렇게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지금 거대 여, 야당에서는 지방선거 특히 기초단체장, 기초의원의 정당공천 폐지 여부가 쟁점인데요. 녹색당의 입장에서는 어떻습니까?

◆ 하승수> 뭐, 저희 녹색당 내에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합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정당공천제가 유지되느냐, 폐지되느냐가 지금까지도 논란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선거를 불과 네 달밖에 안 놔둔 상황인데. 아직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 결론을 못 내리고 있다는 건 좀 그 자체가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일단은 녹색당 같은 경우는 그런 논의는 지켜보면서 그냥 일단 준비는 저희 나름대로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신생정당 입장에서는 정당공천제 유지가 더 바람직한 것 아닌가요?

◆ 하승수> 뭐, 녹색당 내에서 그런 의견도 있고, 또 워낙 지금 정당공천제의 폐해가 강하지 않느냐라는 의견도 있고요. 녹색당 안에는 지역에서 풀뿌리 운동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참여하고 계신데, 사실은 그 정당공천제 문제가 시민운동 안에서도 좀 논란거리입니다. 지역에서 풀뿌리 운동하시는 분들 사이에서도 생각이 다양하게 존재해서. 그래서 저는 개인의 의견입니다마는, 우리가 정당공천제도 중요하긴 하지만 좀 더 큰 틀에서 선거제도, 정치제도를 손봐야 되는 것 아니냐. 이번에 이런 결정이 난 것처럼 너무 기득권 중심으로 정당제도나 선거법이 돼 있는 게 사실은 더 큰 문제이기 때문에. 좀 그런 차원에서 정치제도를 전면적으로 개혁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아무튼 더하기 자 빼고 이름을 되찾게 되신 것 축하드리고요.

◆ 하승수>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감사합니다.

◆ 하승수>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녹색당 하승수 공동운영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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