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안 받아"…아이를 낙담시킨 스웨덴은행

유아원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알빈과 빌머 형제가 희망에 부풀어 스웨덴 대형 은행인 스베드방크를 찾았지만 "현금은 취급하지 않는다"는 직원의 말에 고개를 떨구어야 했다.

형제는 지난 2년간 모은 동전 700크로나(한화 11만 7천원)를 지폐로 환전하기를 원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무선조종 자동차 장난감을 사겠다는 소망은 현금을 취급하는 은행을 찾아다녀야 하는 수고로움을 겪은 후에야 이뤄졌다.

일간지 스벤스카 더그블라넷은 이 형제의 사례를 들면서 스웨덴 4개 대형은행 중 모든 영업점에서 현금을 취급하는 곳은 한델스방켄이 유일하다고 28일 보도했다.


다른 3개 은행의 경우 전체 영업점 660곳 중 520곳에서 현금을 거래하지 않는다.

스베드방크의 경우 현금을 다루는 영업점이 스톡홀름에는 전혀 없고 대신 동전 환전기를 스톡홀름에 2대, 전국에 40대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계가 유지보수가 제대로 안 돼 작동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스웨덴이 현금 없는 사회를 지향하면서 은행은 인건비가 소요되는 현금거래를 줄이고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작년에 사용된 지폐와 동전이 전년보다 60억 크로나 감소한 880억 크로나(한화 14조 7천373억)로 집계했다.

신용카드사인 비자의 유럽지부 통계에 의하면 스웨덴인의 신용카드 사용률은 유럽 평균인 8.5%보다 4배나 높다.

스웨덴 품질관리원의 요한 팔레르 대표는 "은행들이 고객의 현금사용 기피를 유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알빈과 빌머 형제의 아버지인 안드레아스 크반앵엔씨는 "아이들이 저축한 돈 중에는 옛날 동전들도 있어 은행의 환전이 필요하다. 동전만큼은 받아줘야 한다"고 유감을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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