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전북 고창군 신림면의 종오리 농장에서 처음 AI 의심신고가 들어온 뒤 충남을 거쳐 27일 충북 진천 종오리 농장과 28일 전남 영암 오리농장까지 모두 13건의 의심축 신고가 들어왔다.
28일 현재까지 이들 13개 농장 반경 3km이내 60개 농장 155만 마리가 살처분됐고 앞으로 10개농장 53만 마리가 살처분될 예정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AI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는 최장 21일까지 숨어있는 AI 잠복기에 주목하고 있다.
◈ 정부, AI 잠복기론(論)...'7일의 미스테리'
정부는 AI 특성상 이미 오래 전에 감염됐던 것이 최소 7일, 길게는 21일의 잠복기를 거쳐 이제야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를 역으로 추적해 보면, 지난 16일 최초 AI 의심신고가 접수된 전북 고창군 신림면 종오리 농장의 경우 최소 7주일 전인 9일을 전후해 감염됐다고 볼 수 있다.
또, 27일 의심신고가 들어 온 충북 진천 종오리 농장의 경우도 최대 AI 잠복기 21일을 적용한다면 지난 2일을 전후해 이미 감염됐을 수도 있다.
따라서 정부와 방역당국은 AI 잠복기를 감안하면, 최초 발생 시점인 16일을 기준으로 2월 6일까지는 추가 발생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주이석 부장은 “바이러스가 아주 작은 양이 들어갔으면 그런 것들이 출현할 수 있는 시간이 최소한 7일에서 14일 정도가 지나야 한다”며 “(최초 발생시점인 16일로 부터) 14일이 경과한 오는 30일 전후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 정부, 초동 대응 제대로 했나?...1월 9일~16일 역학조사 의문
그렇다면 전국의 닭과 오리농장이 AI에 감염됐을지도 모를 지난 9일부터 16일 사이가 중요해진다.
16일 최초 의심신고가 접수된 전북 고창 종오리 농장의 경우 9일을 전후해 AI에 감염됐다면 9일부터 16일까지 농장주와 축산관계자, 사료차량 등에 대해 조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해당 농장에서 이 기간에 오리를 분양한 충북지역 24개 농장에 대해 검사를 벌인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또, 이 기간동안 농장을 다녀갔던 사료차량 등을 GPS 추적한 결과 133개 관련 농장에 대해 이동 제한조치와 방역활동을 벌였다고 덧붙였다. 얼핏 보면 완벽한 조치가 취해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AI는 사람과 차량 등 매개체를 통한 전파력이 매우 빠르다는 특성을 감안하면
133개 농장뿐 아니라 이들 농장과 관련된 또 다른 농장까지도 역학조사를 벌여 방역조치를 했어야 하지만 여기까지는 미처 손을 쓰지 못했다.
28일 현재 의심축이 신고된 13개 농장은 물론 주변 3km 이내 농장에 대해 최소 잠복기 7일간의 상황을 역추적해 조사할 수 있는 인력과 장비를 갖추지 못한 상태이다.
결국 지난 21일 의심신고가 들어 온 전북 고창 해리면 육용오리 농장의 경우 19km 떨어진 최초 발생 농장의 잠복기 기간에 사료차량에 의해 AI가 옮겨진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이번 AI 사태가 발생한 후, 잠복기 역학조사와 초기 대응을 잘못했다는 비판과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 같은 의문에 대한 답은 최대 잠복기로 보고 있는 21일, 그러니까 최초 발생 신고가 들어 온 16일 이후 21일이 지난 2월 6일 이후 상황을 지켜보면 명확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