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쫓는 행정 "AI 확산 부추긴다" 우려

산림청 항공방제, 김제시 폭음기 설치 등 철새 불필요한 이동 요인

산림청 익산산림항공관리소는 28일 대형 헬기 2대를 동원해 고창 동림저수지와 군산.서천 금강호 주변에서 항공방제를 실시했다.
AI가 전국 확산 조짐을 보이고 전북지역에서도 오리 뿐 아니라 닭에서도 AI 의심신고가 접수된 가운데 방역당국이 벌인 항공방제가 AI의 확산을 부추길 뿐이라는 지적이다.

산림청 익산산림항공관리소는 28일 대형 헬기 2대를 동원해 고창 동림저수지와 군산.서천 금강호 주변에서 항공방제를 실시했다.

방제 사각지대를 중심으로 항공방제를 벌여 AI 확산을 막고 조기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소음을 동반한 항공 방제는 오히려 철새들의 불필요한 이동을 부추겨 AI 확산으로 번질 우려가 크다는 입장이다.

한국조류보호협회 이종철 고창지회장은 "동림저수지에는 이미 철새가 다 떠난 뒤여서 전형적인 뒷북행정이다"며 "항공방제 탓에 예민한 철새들이 내륙으로까지 번져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북대 수의학과 장형관 교수도 철새의 특성을 모르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장 교수는 "철새에 대해서 이것저것 생각을 않고, AI에 대한 사회적 또는 산업적 피해만 피하기 위해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을 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김제시는 최근 철새 도래지인 김제시 청하면 만경강 하구에 폭음기 3대를 설치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김제시 관계자는 "지난 25일 철새를 쫓기 위해 폭음기를 설치해 작동했지만 고장 나서 바로 수거했다"고 말했다.

철새를 쫓아 AI로부터 김제지역 농가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지만 우리 지역만 안전하면 된다는 일종의 님비현상이라는 지적이다.

철새의 이동을 부추기는 산림청과 김제시와 달리 환경단체는 29일부터 철새도래지에서 대대적인 먹이주기 행사를 벌여 철새의 이동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이정현 사무처장은 "굶주린 철새가 농가를 찾아가 AI를 퍼뜨리거나 체력이 약한 철새가 폐사해 2차 감염을 일으키는 현상을 막자는 것이다"며 "철새의 이동을 최소화해 AI 확산을 막자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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