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성길 KTX승차권 거래, 덜컥 돈 보냈다가 '낭패'

현금결제 피하고 공신력 있는 사이트 이용해야

해마다 명절이 되면 기차표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귀성객들을 노린 '기차표 사기'가 기승을 부려, 이번 설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도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한 기차표 사기사건이 연이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16일 경기 연천경찰서는 인터넷 직거래 사이트에 상품권과 기차표를 싸게 판매한다고 속여 모두 23명으로부터 400만원을 송금받아 가로챈 이모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조사결과 이씨는 기차표나 KTX 승차권 가격이 소액이어서 사람들이 경찰에 잘 신고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인터넷을 통해 코레일 직원을 사칭하며 KTX승차권을 대신 예매해주겠다고 속여 돈을 가로챈 30대 남성이 적발되기도 했다.

직원까지 사칭하며 승차권 대금을 빼돌리는 사건이 벌어지자, 코레일 측은 '코레일 직원에게 제공되는 승차권 할인 쿠폰도 없고 일반 고객보다 쉽게 승차권을 예매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며 공식 판매 창구를 이용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명절을 맞이해 고향에 가려는 마음을 악용한 사기 사건은 해마다 반복해서 벌어지고 있지만 쉽게 근절되지 않고 있다.

지난 2012년 추석을 앞두고 기차표 예매에 실패해 낙심하던 한모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인터넷 중고사이트에 부산행 KTX승차권을 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김모씨에게 연락이 닿았고, 빨리 돈을 보내야 승차권을 보내준다는 말에 별다른 의심없이 알려준 계좌로 10만원을 보냈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승차권은 오지 않았고 김씨와 연락도 되지 않았다.

늦게나마 승차권을 구해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던 한씨에게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아닐 수 없었다.

한씨를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인 김씨는 지난해 말 승차권·스마트폰 등을 사기 거래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싼 가격에 승차권을 구입하려는 심리를 노린 범죄도 있었다.

지난 2011년 송모씨는 KTX승차권을 직거래하는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서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KTX열차를 함께 타고 갈 카풀 상대를 구한다. 대금을 보내주면 KTX승차권을 보내주겠다'는 내용의 글을 발견했다.

'KTX카풀'이란 일단 한 사람이 동반석 좌석 4개를 한꺼번에 구입한 뒤 나머지 좌석을 이용할 사람을 구해 함께 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개별적으로 일반석 승차권을 구입하는 것보다 가격이 저렴해 송씨는 혹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글을 올린 이모(33)씨 등 2명은 사실 승차권을 갖고 있지 않은데도 갖고 있는 것처럼 꾸민 '사기꾼'들이었다.

이씨 등은 돈을 송금받기 위한 대포 통장을 인터넷에서 구입해 사용하는 치밀한 모습까지 보였다. KTX승차권 직거래 카페에 다른 사람이 올린 열차 정보나 좌석 정보를 알아내 이를 판매한다는 글을 올린 뒤 같은 수법으로 돈을 가로채기도 했다.

송씨 역시 승차권 대금 7만원만 보내고 승차권은 받지 못했다. 한 달여동안 이러한 수법으로 400여만원을 가로챈 이씨 등은 각각 징역 7개월을 선고받았다.

법조계 관계자는 "설 등 연휴 기간이면 기차표를 예매하지 못한하거나 선물을 싸게 구입하려는 사람들을 노린 인터넷 시기가 급증한다"며 현금결제를 피하고 공신력 있는 사이트를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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