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시는 철새 도래지인 만경강 일대에 지난 25일부터 강력한 폭발음을 내는 폭음기를 설치해 철새를 쫓고 있다.
김제시의 한 관계자는 "철새가 머물면서 인근의 가금류 농장에 AI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어 폭음기 3대를 설치했다"며 "철새들이 다른 철새 도래지로 옮겨가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AI로 막대한 피해를 본 데다 현재도 지역 내에서 사육하는 가금류가 600만마리를 넘는다"며 "AI가 유입될 경우 큰 피해가 예상돼 고육지책의 하나로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제시는 2006년과 2008년에 고병원성 AI가 잇따라 발생해 400만마리의 닭과 오리를 매몰 처분했으며 700억원대의 피해를 봤다.
하지만 방역 전문가들은 오히려 불필요한 철새의 이동을 촉발해 방역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철새가 자주 이동하면서 가금류 농장에 AI 바이러스가 있는 분변이나 깃털 등을 남길 여지가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환경단체도 즉각 반발했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철새의 잦은 이동으로 AI 바이러스의 확산 가능성만을 높이게 될 것"이라며 중단을 요구했다.
논란이 되자 김제시는 "AI 차단에 초비상이 걸린 지역의 축산농가 입장에서 의욕적으로 일하다 빚어진 실수"라며 "폭음기는 곧바로 철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