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회장은 27일 주주총회에서 거대 통신 기업 KT를 이끌 수장으로 선임되자 마자 새로운 조직도를 발표했다.
'인사 내홍'을 앓고 있는 KT의 현상황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자신의 '친정'인 삼성전자나 현 정권 출신을 철저히 배격했다.
또 이석채 전 회장의 '낙하산' 인사로 분류됐던 사람들 자리도 뺐다.
대신 그동안 주목받지 못해썬 내부 통신전문가를 중용하면서 '1등 KT'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먼저 주요 보직인 커스터머부문장에 KT 연구원 출신이자 1년 전 퇴임한 임헌문 충남대 교수를 불러들였다.
마케팅부문장에는 역시 KT 내부 출신인 남규택 부사장을 전보조치하고, G&E부문장 자리에는 신규식 부사장을 승진시켰다.
또 네트워크부문(오성목 부사장), IT부문(김기철 부사장), 융합기술원장(이동면 전무), 경영지원부문장(한동훈 전무), CR부문장(전인성 부사장) 등 주요 부문장에 KT와 KTF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들을 전면 배치했다.
외부 인사보다는 KT 내부를 잘 알고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려는 전문가들로 참모진을 꾸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방만한 조직을 통폐합하고 임원 수를 대폭 줄이겠다던 말도 실행에 옮겼다.
당장 130명이나 되는 전체 임원의 27%가 줄었다.
지원조직의 임원급 직책 규모를 50% 이상 축소하고, 슬림화에 따른 인력을 현장에 배치해 영업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KT그룹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미래융합전략실' 신설도 눈에 띈다.
KT 관계자는 "각 부문과 실, 그룹사별 핵심 역량을 진단하고, 융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로 미래 성장엔진을 발굴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창조경제 실현과 국가경제 발전에도 적극적으로 기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황창규 신임 회장은 약식 취임사를 통해 "현장으로 조직과 인사, 재원이 모이는 현장 경영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각 부서장에게 과감하게 권한을 위임하되 행사한 권한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현장 중심 경영과 신상필벌 원칙을 확실하게 적용할 것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