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재미한인들로 구성된 사단법인 '미주 한인의 목소리'(VoKA) 등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의회는 오는 29일께 하원 교육위원회 산하 초중등교육 소위원회를 열고 '동해병기 법안'(HB11)을 심의할 예정이다.
이를 통과하면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와 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하원 전체회의 등의 관문을 거쳐야 하는데 현재 의사진행 추세로 미뤄 전체회의는 다음달 중순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같은 내용의 법안이 지난 23일 상원을 최종 통과했기 때문에 하원만 통과하면 테리 매콜리프 주지사의 서명을 거쳐 오는 7월 1일부터 공식 발효된다.
한인 단체들은 그러나 상원과는 달리 하원에서는 법안이 부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주 정치권을 상대로 총력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주미 일본대사관이 하원의원들에 대해 입법 반대 로비를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데다 하원의원의 수가 무려 100명에 달하기 때문에 '표 단속'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상원 전체회의에서 도널드 매키친 민주당 원내대표가 동해병기 법안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수정안을 제출했던 것과 같은 '돌발사태'가 하원에서 재현될 수 있고, 매콜리프 주지사가 일본 측의 로비에 밀려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인단체들은 우려한다.
이에 따라 '미주 한인의 목소리'는 이날 지역 한인단체장들이 모인 가운데 대책회의를 열고 주 정치권을 상대로 한 압박·설득 전략을 논의했다.
피터 김 회장은 "하원의원 20명 정도는 찬성 입장을 분명히 밝혔으나 나머지 약 80명의 찬반은 확신할 수 없다"면서 "모든 하원의원을 상대로 전화통화와 이메일 등을 통해 동해병기의 타당성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하원 전체회의에 가능하면 많은 한인을 회의장에 동원해 의원들을 압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의 프레드 하이아트 논설실장은 이날 기명 칼럼에서 최근 한·일 과거사 갈등을 소개하면서 버지니아 주 의회의 동해병기 법안과 중국 하얼빈(哈爾濱)역의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대표적 사례로 소개했다.
그는 특히 동해병기 법안에 대해 "한국계 미국인 유권자들을 기쁘게 하려고 북(北)버지니아 지역 의원들이 이 법안을 제출하고, 일본 정부가 이를 차단하려고 로비를 하고 있다"고 전한 뒤 "주 의회에서 벌어지는 충돌은 대다수 미국인에게는 웃기는(comical) 일일 수도 있다"면서도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