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은 2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아프간 정부가 바그람 수용소에 수감된 테러 용의자 88명 가운데 37명을 석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석방에 반대해온 미군은 문제의 수감자들이 민간인과 정부군, 외국 군대를 상대로 한 폭탄테러 등 각종 테러 행위와 관련된 인물로 석방이 이뤄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미군은 성명에서 "해당 수감자들은 손에 아프가니스탄 국민의 피를 묻힌 위험한 반군들"이라며 "사법절차에 근거하지 않은 이번 석방은 아프가니스탄의 법치 발전에 있어 중대한 퇴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군 관계자는 아프간 정부가 지난 주말 석방 명령과 관련한 내용을 미군에 통보했으며 해당 수감자들이 석방에 앞서 사회 적응 준비를 하기 위한 건물로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수감자 석방이 임박했다"고 말했다.
아프간 정부는 그러나 수감자 석방 명령이 실제로 내려졌는지 확인하려는 기자들의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미국과 아프간 정부는 수도 카불에서 60㎞ 북쪽에 있는 바그람 미국 공군기지 내 수용소에 수감중인 테러 용의자 석방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미국은 이들이 탈레반 반군으로 활동하며 테러를 통해 나토 연합군과 민간인 등 100여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하면서 반발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바그람 수용소에 대한 관할권을 넘겨받은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지난 9일 88명 가운데 72명을 풀어주라고 지시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