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방중한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날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가진 미중 수석대표 회담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구체적인 조건 등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수석대표 회담은 지난달 11월 말 데이비스 대표가 방중한 지난해 11월 말 이후 2개월여 만에 이뤄진 것이다.
특히 미국 국무부의 윌리엄 번스 부장관과 대니얼 러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방중한 직후에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데이비스 대표는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북한이 진정성 있는 선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이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당부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전날 도착 직후 북한에서 더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우 대표는 비핵화의 중요성과 이에 대한 중국의 의지를 확인하면서도 조속한 6자회담 재개의 중요성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의 안보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6자회담을 통해 한편으로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의 정당한 안보 관심사를 잘 해결해 나가야 한다"면서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추진해야 한다는 중국의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미중 수석대표들은 북핵 문제에 대한 향후 대응 방안과 한반도 정세 관리 방안 등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미중간 이번 회담 결과가 올해 상반기에 5년 이상 공전 중인 6자회담의 개최 여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고위 관리의 방중에 이어 6자회담 수석대표의 방중까지 이뤄진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당분간 회담 재개의 동력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다.
데이비스 대표는 이와 별도로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과도 만나 6자회담에 대한 미국 측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데이비스 대표는 장예쑤이 부부장과 우다웨이 특별대표와 각각 회견·회담을 진행할 것"이라며 "쌍방은 반도 비핵화와 6자 회담 재개 문제 추진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다음날 오전 중국 대외연락부 관계자들과 만난 뒤 오후 중국을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방중 결과를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