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왜 출발 3시간 전에 공항에 나오라고 하지?

직판여행사 참좋은여행 이상호 대표의 여행레시피(29)

(일러스트=참좋은여행)
직판 여행사인 참좋은여행의 이상호(55) 대표가 현장감 넘치고 실속 있는 도움말로 가득한 해외여행 가이드북 '여행 레시피'를 출간해 화제다. 특히 이 책은 철저히 초보 여행자의 입장에서 궁금하지만 묻기는 곤란하고, 필요하지만 알아볼 곳이 없는 실속 정보들만 콕콕 집어 모았다. 아는 것 같지만 정확히는 잘 모르는, 혹은 어디서 들은 것 같지만 잘 기억나지 않는 알찬 84가지의 작은 여행이야기를 CBS 노컷뉴스에서 시리즈로 집중 점검해 본다.[편집자 주]

여행사를 통한 여행을 하다보면 항상 듣는 말이 공항에 늦게 나오지 말라는 당부다.

수학여행 가는 어린 학생들도 아닌데 너무 닦달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편한 심기도 다소 생기기는 하지만 여러 사람이 가는 단체여행이고, 또 일찍 나가서 절차를 밟은 후 면세점 쇼핑이라도 할 요량으로 감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출발 3시간 전에 나오라는 것은 너무 심하지 않은가? 특히 아침 비행기라도 타려면 그야말로 새벽별보기 운동이라도 해야 하니 말이다.

하지만 이 불평이 여행사에 들어와서 속사정을 듣고 나니 '아, 그럴 수밖에 없겠구나' 라는 이해의 마음으로 바뀌게 됐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여행사는 200% 안전한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고객의 영문 이름 한 글자가 틀려서 비행기를 못타는 경우도 생기고, 5분의 시간차로 여행일정 전체가 틀어져 귀국이 하루 늦어지기도 한다.

고객의 여행이 무사히 끝나도록 도와주는 것이 주 업무인 여행사 직원은 가능하면 모든 위험상황을 예비해 '최대한 안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주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출발 3시간 전에 공항에 나오라고 당부를 하는 것이다.

그럼 실제로 공항에서 모든 출국절차를 마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약간 혼잡한 준성수기인 6월 아침시간의 인천공항을 예로 들면, 카운터에서 비행기 실물 티켓으로 교환하는 보딩에 약 30~40분, 출국 게이트에 들어서자마자 통과해야 하는 보안검색에 20여분, 출국심사에 10여분 정도가 걸린다. 여기에 탑승 게이트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5분~20분(외항사의 경우 트램을 타고 별도 출국동에 가야 한다) 정도다.

그리고 비행기가 뜨기 20분전에 탑승이 시작되니 이 시간을 다 합치면 최대 110분이 나온다. 거의 2시간이다.

공항상황이 한적하거나, 본인이 운이 좋다면 1시간 이내에 이 모든 수속을 마칠 수 있지만, 대개의 경우 1시간30분 이상은 소요된다고 보면 된다. 그럼 성수기라면? 당연히 시간은 무작정 늘어나게 된다.

내 비행기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고 특별히 보안검색을 면제 시켜준다던가 하는 규정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 공항에 사람이 많아서 출국수속을 못해 비행기를 놓치게 된다면? 그건 시간을 미리 준비하지 못한 본인 탓이다.

그 외에도 시간을 잡아먹는 요소들은 너무도 많다. 시내에서 미리 쇼핑한 면세점 물품을 인도받는데 20~30분, 탑승 게이트를 혼동해서 또 몇 분, 갑자기 설사가 나서 화장실에서 또 10여분...

에이 아무리 그래도 비행기를 놓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스카이스캐너라는 해외의 여행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전 세계 여행객 5명중 1명은 비행기를 놓친 경험이 있으며 가장 큰 이유는 교통체증 때문이었다'라는 설문 결과를 발표한 사실이 있다.

솔직히 공항에 2시간 전에만 도착하면 웬만큼 혼잡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비행기를 놓칠 일은 없다. 하지만 만에 하나, 정말 그 만에 하나 때문에 +1시간을 얘기하는 것이다. 비행기를 놓치면 여행은 불가능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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