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경찰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25일 오전 5시5분께 골재 운반 기사인 41세의 장(張)모씨가 트럭을 몰고 총통부로 진입했다.
이 트럭은 바리케이드 등 4중 안전장치를 뚫고, 총통부 본 건물의 2m 높이 계단을 들이받은 뒤 멈춰 섰다.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당시 아프리카 순방 중이어서 건물 내에 없었지만, 트럭이 멈춰선 곳이 마 총통의 집무실과 20m가량 떨어진 곳으로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사건 직후 트럭을 운전한 남성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총통부 경비 병력 등 다른 인명피해는 없었다.
트럭이 총통부 앞 대로를 거쳐 경내에 진입한 뒤 계단을 들이받고 멈춰서기 까지는 5초 남짓 짧은 순간이었다. 트럭에는 폭발물 등 위험물질은 실려 있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총통부 경비대가 건물 보호용 방탄유리 안전장치를 내린 것이 추가 피해를 막았다고 전했다.
경찰은 범행을 한 남성이 가정 폭력에 대한 법원의 판결에 불만을 품고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다.
이 남성은 범행에 앞서 한 방송사에 보낸 편지에서 전처를 폭행한 혐의로 40일 간의 구금 처분을 받은 것이 잘못된 판결이라고 주장하면서 트럭 돌진으로 사망자가 발생할 경우 사형 판결을 내려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남성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총통부 사진을 올려두고 범행을 암시하는 글을 남기는 등 수차례 주변인들에게 범행 의사를 밝혀온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자신의 집 거울에 어머니 앞으로 "아이들을 잘 돌봐 달라"는 내용의 유서 형태 글을 남겼다.
마 총통은 해외 순방 중에 보고를 받은 직후 각급 기관에 업무규칙에 따라 타당하고 신중하게 사건을 조사하라고 지시하면서 총통부에 대한 보안 및 경계 강화령을 내렸다.
총통부는 즉각 정문 앞에 콘크리트 화분을 설치하는 등 청사 안전대책을 강화했다.
일부 대만 누리꾼은 이번 사건이 1995년 4월 발생한 미국 오클라호마 폭탄 테러를 연상시킨다는 글을 남겼다.
해당 사건은 오클라호마시 연방정부 청사가 극우파 인사의 폭탄테러 표적이 된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