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 AFP, CNN머니 및 더타임스 등은 25일(현지시간)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 폐막 패널 논의를 전하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패널에서 "세계경제를 신중하게 낙관한다"면서 미국이 올해와 내년에 3% 수준의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도 마침내 회생 국면에 들어갔고 일본(경제) 역시 의미 있는 진전을 보이고 있다"면서 "인도, 중국과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다른 신흥국들도 성장이 지금 수준을 유지하거나 가속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이런 긍정 평가에 동참했다.
쇼이블레는 "유로 지역이 더는 세계경제 우려의 중심에 있지 않다"면서 "역내 위기국들이 (꽤) 할 만큼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일랜드는 매우 잘했으며 포르투갈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스페인도 매우 잘했으며, 솔직히 말해 좀 놀랍지만, 그리스 역시 2년 전 사람들이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더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직은 낙관보다는 신중 쪽에 무게가 더 쏠려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사모펀드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의 시장 움직임이 올해 전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시장 소요가 확대될 것으로 우려한다"고 말했다.
핑크는 "나쁘다는 얘기만은 아니다"라면서 "상당한 오르내림이 예상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FT는 지난주 아르헨티나 통화 가치가 불과 이틀 사이 16% 주저앉으면서 그 충격으로 터키, 브라질, 남아공, 인도 및 러시아 통화들도 크게 흔들렸음을 상기시켰다.
핑크는 신흥국이 흔들리는 것을 흔히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감축) 탓으로 돌리지만, 이들 국가의 취약한 내수 정책 영향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흔히들 테이퍼링이 '모든 악의 뿌리'라지만 그렇게 간단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가르드는 "올해 두 개의 R, 즉 리스크(Risk)와 리셋(Reset)을 걱정한다"면서 "금융 개혁과 테이퍼링이란 '기존의 위험'과 디플레란 '새로운 위험'이 그것"이라고 말했다.
라가르드는 "장기적 측면에서는 리셋을 걱정한다"면서 "모든 분야의 구조 개혁이 마무리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동원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함에도 유로 경제가 디플레에 빠질 확률이 여전히 15-20%라고 경고했다.
핑크도 지난주 보인 아르헨티나 소요와 같은 위기가 올해 내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의 낙관론이 너무 과다하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난주의 신흥국 소요를 1997년의 아시아 위기와 같은 '금융 전염'(financial contagion)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는 전문가 목소리도 크다고 FT가 전했다.
실버크래스트 애셋 매니지먼트의 패트릭 초바넥 대표는 FT에 "지난주의 아르헨 소요가 시장의 주목을 받았지만 새삼스런 것은 아니다"라면서 "많은 신흥국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이미 아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질 중앙은행 간부도 "아르헨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것이 브라질로 전이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FT도 "신흥국 별로 대응력에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