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관광명소에 "'호주의 날'은 침략의 날" 낙서

호주 최대 국경일인 '호주의 날'(1월26일)을 앞두고 시드니와 멜버른의 주요 관광명소에 '호주의 날' 기념을 반대하는 '낙서 테러'가 잇따라 발생, 물의를 빚고 있다.


25일 호주 국영 ABC방송에 따르면 최근 시드니의 주요 관광명소 중 하나인 보타니 베이에서는 "호주의 날은 침략의 날" "학살을 기념할 수는 없다" "호주는 언제나 애보리진의 땅"이라는 등의 스프레이 낙서가 대거 발견됐다.

낙서는 해변을 따라 약 8㎞에 달하는 보타니 베이의 담벼락과 화장실 벽 곳곳에 칠해져 있었다.

보타니 베이는 유럽인 중 최초로 호주 대륙을 발견한 인물로 알려진 제임스 쿡 선장이 처음 상륙한 지점이다.

이에 앞서 멜버른의 대표적 관광명소인 피츠로이 정원 내 '쿡 선장의 오두막'에서도 '호주의 날' 기념에 반대하는 다량의 낙서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59년 전 쿡 선장의 부모가 지은 것으로 알려진 '쿡 선장의 오두막' 담벼락에는 "1월26일은 호주의 수치"라는 등의 낙서가 어지럽게 칠해져 있었으며 유리창도 깨져있었다.

멜버른 경찰 관계자는 "CCTV에 찍힌 영상을 보면 24일 새벽 2시30분께 최소 2명이 침입해 낙서를 하고 기물을 파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호주에서는 영국 해군이자 나중에 호주 제독이 된 아서 필립이 1788년 1월26일 식민지 건설을 위해 최초의 선단을 이끌고 시드니항에 도착한 것을 기념하는 취지에서 이날을 '호주의 날'로 정해 매년 최대 국경일로 기념하고 있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호주 대륙에서 살아온 원주민(애보리진)들은 똑같은 날을 백인에 의한 원주민의 대량학살이 시작된 '침략의 날'로 달리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 때문에 매년 '호주의 날'이 되면 이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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