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신원조회 결과 통보자 가운데에는 미 국가안보국(NSA)의 광범위한 도· 감청 공작을 폭로한 중앙정보국(CIA) 전 계약직원 에드워드 스노든과 정신질환자로 환각 상태에서 무차별 사격을 가해 12명의 목숨을 앗아간 방산업체 직원 애론 알렉시스도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뉴욕 타임스(NYT)와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문제의 업체는 USIS(U.S. Investigations Services)로 정부가 발주하는 신원조회 대행업체로는 가장 크다.
더구나 신원조회 대상자 대부분은 국방부나 국토안보부 같은 국가기밀 취급기관 계약 근무자들을 선발하는 데 사용되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게 법무부 측의 설명이다.
특히 2008∼2010년 4년 동안 제출된 신원조회 결과 중 40%가 엉터리로 밝혀졌다. 국가안보 관련 신원조회 사업은 지난 10년간 '물 좋은' 분야로 비약적 성장을 구가해왔다.
특히 빌 클린턴 대통령 행정부가 1996년에 이 분야의 업무를 민간 용역화하면서 USIS는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이 회사의 한 해 신원조회 취급량은 220만 건가량 된다.
실제로 USIS가 수주한 일감 가운데 90%가량이 연방정부에서 나왔으며, 지난 10년간 연방정부와의 계약 실적도 40억 달러(약 4조3천억원)로 집계됐다.
이번 파문은 남부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지방법원에서 2011년부터 진행 중인 민사소송이 발단이 됐다.
비행을 폭로한 내부 제보자와 회사 간의 소송에 법무부가 내부 제보자와 연합전선을 형성하면서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법무부 변호인단은 회사 측이 연방정부와의 밀접한 관계를 악용해 의뢰받은 신원조회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결과를 통보하는 비행을 고의로 은폐했다고 비난했다.
소장에는 "제대로 처리 안 된 것도 있는데 운 좋게 발주처 직원 대부분이 이번 주에는 쉬기 때문에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할 것"이라는 USIS 한 직원의 2010년도 메모도 포함돼 있다고 NYT는 전했다.
블레이크 퍼시벌이라는 내부 제보자의 증언은 더욱 구체적이다. 현장조사 업무 책임자로 일하다 2011년 6월 퇴직한 그는 회사 측이 조회 대상자들의 신원 조회를 어설프게 진행했으며, 공무원 신원조회 업무를 담당하는 인사관리처(OPM)에 이런 엉터리 관행을 숨겨왔다고 밝혔다.
특히 스노든과 알렉시스 두 사람에 대한 신원조회에서도 아무런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비행에도 USIS 최고 간부진은 1천200만 달러를 보너스로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회사 측도 "진실성과 탁월성이 최고의 가치"라면서 "이번 일은 특정 기간에 극소수의 개인들과 관련된 일로 1996년부터 쌓아온 회사의 업적과는 무관하다"고 항변했다.
회사 측은 또 스노든과 알렉시스에 대해 통보한 신원조회 결과에 대해 연방정부가 아무런 문제 제기가 없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