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명절연휴?…'책으로 3대가 같이 놀아요'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명절 연휴엔 곳곳에 있는 일가친척들이 먼 길을 마다 않고 고향집으로 모이기 마련이다.

이야기 꽃 피우는 분위기를 상상하고 출발하지만 꽉 막힌 귀성길에서부터 지루함이 밀려오는 것은 물론, 조부모부터 손주들까지 3대가 함께한 자리에도 왠지 모를 어색함이 돈다.

세대간 소통의 부재와 손에서 떼기 힘든 스마트 기기들 탓에 3대를 뭉치게 하는 구심점이 없기 마련이다.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이언정 책임연구원은 “책은 단순히 ‘읽는 도구’가 아닌, 함께 어울리기 위한 ‘공감과 소통의 매개체’로도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놀이’와 ‘독서’를 결합한 가족축제의 시간을 만들어 설 연휴에 자칫 서먹해질 수 있는 고향집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바꾸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귀성길 차 안에서도, 함께 모인 고향집에서도 즐거움은 물론 가족애까지 높여줄 ‘명절 독서활동’을 소개한다.

◈ 꽉 막힌 귀성길에서 '설날'의 의미를 더 해보세요

설 연휴의 시작은 고향으로 가는 귀성길부터이다.

차를 타든 기차를 타든 어디를 가도 막히고 길어지는 시간 탓에 ‘킬링타임’이 생긴다면, 자녀와 함께 ‘명절 주제의 책’으로 유익함을 더해보는 건 어떨까?

명절이라는 상황에 맞게, 한국의 전통과 설날을 배경으로 한 창작동화를 읽으면 아이의 흥미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책을 읽다 궁금한 부분에 대해 자녀와 부모가 서로 질문하고 대답하는 시간도 갖도록 한다.

여기에다 한국의 전통놀이와 전통행사에 대한 엄마·아빠의 경험을 이야기해주면 금상첨화다.

이를 통해, 전통·명절 지식이 부족한 유아·초등 자녀는 쉽고 자연스럽게 해당 개념을 익히는 것은 물론, 가족 간의 대화로 지루한 귀성길도 즐길 수 있다.

▶ 유아 - 초등 3학년을 위한 명절시즌의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추천도서

① 채인선, 이억배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 재미마주

무엇이든지 하기만 하면 엄청 크게 많이 하는 손 큰 할머니가 숲 속 동물들과 함께 커다란 만두를 빚는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다.

이웃과 함께 하는 기쁨을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게 한다.

② 임병희 <까치 설날은 보물 찾는 날> 웅진주니어

설 전날, 엄마가 아이들과 함께 집에서 보물찾기 놀이를 하며 전통의 개념을 알려주는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으로 전통은 우리 생활 속에 살아 있으며 계속 이어져나가고 있다는 주제를 잘 전달해 준다.

③ 최준식 <세계 으뜸 우리 음식> 마루벌

세계에 자랑할 만한 우리 음식을 소개하는 책이다.

우리 음식을 만드는 방법과 궁합이 맞는 재료, 음식을 조리하고 저장하는 방법을 통해서 음식에 담긴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④ 한혜선 <구석구석 숨어 있는 전통 문화를 찾아라> 거인

옛날부터 지금까지 내려오는 전통문화 가운데 장 담그기, 소싸움, 군항제, 수문장 교대의식, 인사동 거리, 전통혼례, 탈, 궁중연회, 정월대보름, 고싸움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⑤ 차태란 <얼쑤 우리 명절, 별별 세계 명절> 해와나무

우리나라의 대표 명절인 설, 한식, 단오, 추석에 대한 정보와 함께 이와 유사한 다른 나라의 명절에 대해 알려주는 정보 도서이다.

◈ 이번 설 선물, 손자손녀의 '구연동화' 어떠세요?

시골에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한 손자, 손녀의 ‘구연동화’ 선물도 준비해보자.

명절 분위기를 띄우기에 손주들의 재롱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구연동화 연습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마치 실제 무대에 오른 듯 실감 나게 말하고 몸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북돋아 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책 내용의 습득이 중요한데, 모두 다 기억하지 못한다면 그림만은 참고할 수 있도록 책을 펼쳐 보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유치원생이나, 초등 저학년과 같은 비슷한 또래의 친척들이 많다면 등장인물이 많은 책을 가져가 함께 구연동화를 뽐낼 수도 있다.

각자 맡는 역할이 하나씩 있기 때문에 다같이 어울리기에 안성맞춤이다.

또한 역할분담이라는 사실이 경쟁심과 협동심을 동시에 자극해 아이들의 참여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한우리독서토로논술 이언정 책임연구원은 “어른들께 좋은 선물을 드렸다는 생각으로 뿌듯함은 물론, 대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스스로 이해한 책 내용을 말로 표현해 자신감까지 올려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 손자, 손녀를 위한 '할머니, 할아버지의 옛이야기'도 좋지요~

오랜만에 모인 손자·손녀들 덕에 입가에 미소가 지워지지 않는 할머니·할아버지도 아이들이 준비한 재롱 선물에 ‘옛이야기 읽어주기’로 답례할 수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책을 읽어 줄 경우, 편안함과 아늑함을 전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감은 물론 책 내용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진다.

또한 온 가족이 모인 곳에서 조부모가 책을 읽어주면, 아이가 온전한 관심을 받고 있다는 느낌으로 조부모에 대한 끈끈한 가족애를 갖게 된다.


특히 옛이야기는 흥미로운 스토리 안에 우리의 정서와 문화를 담고 있어, 조부모가 아이들에게 읽어 주기에 적합한 책이다.

설날과 관련해 재미있는 우리 문화와 조상들의 생활 속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책으로는 ‘야광귀신(이춘희 글, 한병호 그림, 임재해 감수, 사파리)’이 있다.

이야기 속에는 설날 밤에 나타나는 우스꽝스러운 귀신 ‘야광’과 이를 쫓기 위해 마당 어귀나 대문에 체를 걸어 두었던 우리 조상들의 풍습이 담겨 있다.

◈ 삼촌부터 숙모까지, '게임으로 즐기는 책 놀이'에 온 가족이 뭉쳐요~

책만 읽기에 심심한 구석이 있거나, 책을 읽고 나누는 것이 서툴다면 인물 찾기, 도미노 만들기, 제목 맞히기 등 게임 형식으로 책을 즐겨보기를 추천한다.

이와 같은 책 놀이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어 사람이 많을수록 재미와 흥미가 더해지니 대가족이 모인 명절에야말로 활용도가 높다.

1) ‘이런 사람 찾아라’ 놀이

그림이 많고 등장인물이 여럿 있는 책이 있다면, 가족과 함께 ‘우는 남자 아이’, ‘엄마 품에 안긴 아이’, ‘미소 짓는 할머니’ 등을 찾아보라는 형식으로 책 속에서 알맞은 인물을 발견하는 놀이다.

2명이 한 팀을 이뤄 가장 빠른 시간에 특정 인물을 찾아내면 이기게 되는 게임으로 진행한다.

2) 도미노 책 놀이

작은 사이즈의 책 여러 권을 준비해 온 가족이 모여 설날의 행복을 기원하는 문양이나 단어를 도미노 형식으로 구성해보는 놀이다.

대가족이라면, 팀을 나눠 각기 다른 모양의 도미노를 만들어도 좋다. 도미노를 만들면서 접해보지 못했던 책의 새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3) 책 제목 맞히기 놀이

명절날 다양한 그림책을 가져올 수 있다면 20권 정도의 목록을 리스트로 만들어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는다.

한 사람은 그림책을 들어 손에 잡히는 페이지를 펼치고, 나머지 사람들은 해당 페이지의 그림을 보고 책 제목을 맞히는 놀이다.

책 내용에 대해 사전에 유추해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아이들 시선으로 참여하게 돼 아이의 즐거움이 배가 된다.

4) ‘이 사람은 어떤 사람?’ 놀이

책 속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쪽지에 적어 던져 하나씩 선택한다.

각자 선택한 등장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건을 겪었는지 돌아가면서 설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여기에 자신이 등장인물과 같은 처지라면 어떻게 행동했을지 등을 이야기하면, 책이 전하는 이야기와 교훈을 내면화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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