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베데프 총리는 모스크바 교외 관저에서 한 CNN 앵커 크리스티안 아만푸어와의 인터뷰에서 유엔이 시리아 평화회담(제네바-2)에 이란을 초청했다가 뒤이어 이를 취소한 것을 비판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체 누가 시리아 문제를 이란이라는 변수 없이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라며 "(초청을 취소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이는 일관되지도 않고, 회담 결과에 긍정적이지도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하지 않는 시리아인들이 있는 것은 이해하지만 "시리아엔 강도들과 테러리스트들과 알카에다가 있다. 대체 누구와 협상을 해야 하나"라며 "누가 비난받아야 할까 물을 게 아니라 모두가 비난받을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시리아 정권이 국민을 고문·살해했다는 증거로 국제전범재판소에 제출될 예정인 시리아 정부 수용소의 수감자 시신 사진들에 대해 "이 사진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분명히 범죄지만 더 확실한 법적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다음 달 개막하는 소치 올림픽을 앞두고 테러 공격과 협박이 이어지는 등 안전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 "공공 행사의 안전에 대한 위협은 러시아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4월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발생한 테러를 상기시켰다.
그는 "아주 솔직히 말해 소치 올림픽에 대한 위협은 다른 올림픽 때의 위협보다 더 크지 않다"며 "모든 테러 위협이 소치에만 집중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불공정하고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메드베데프는 러시아 내 최고 이슬람 반군 지도자로 지난해 소치 올림픽 방해 테러를 촉구한 바 있는 도쿠 우마로프의 사망설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가 아직 생존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테러리스트든 그가 사망했다는 증거가 제시되지 않는 한 보안당국은 그를 생존한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은 지난주 이슬람 반군들간의 전화통화 감청 자료를 토대로 우마로프가 오래전에 피살됐다고 주장한 체첸공화국 수장 람잔 카디로프의 발언과 배치되는 것이다.
메드베데프는 500억 달러가 넘은 것으로 알려진 소치 올림픽 준비 비용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올림픽 자체 준비뿐 아니라 소치 지역의 인프라 개발에 돈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소치에 약 500억 달러의 돈이 지출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 가운데 64억 달러만이 대회 준비에 든 비용"이라며 나머지 돈은 수십년 동안 누적돼온 과제인 도로, 철도, 교량, 상수관, 전력망 구축 등 인프라 개선 사업에 들었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된 러시아의 반(反)동성애법에 대해선 "아직 법이 실제로 집행됐다고는 들은 적이 없다"고 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6월 미성년자에게 비전통적 성관계(동성애) 선전을 금지하는 법률을 채택했으며 다수의 서방 정치인과 체육인들은 이 법이 동성애자들을 탄압하는 법이라고 항의하며 소치 올림픽 참가를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