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완 선생의 눈물…"김정우, 자신만만하게 살아라!"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자료사진)
"선생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3일 오전 11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김정우(54) 전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은 자신을 면회 온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에게 큰 절을 올리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백기완 선생의 대답은 예상했던 대로 꼿꼿했다.


"때란 감옥인데 죄 없는 사람을 죄 지은 놈들이 잡아가두는 곳이 때살이(감옥살이)다. 바로 이 때(감옥)야말로 세상을 해방하는 싸움터라 생각해라."

김 전 지부장은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천막농성장 철거를 방해하고 공무원들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2일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그러니 김정우, 아무 걱정말고 힘차고 떳떳하고 자신만만하게 살아라!"

올해 여든이 된 반백(半白)의 할아버지지만, 그 강렬한 눈빛과 쩌렁쩌렁한 목소리는 아직도 그가 '청년'임을 웅변하고 있었다.

하지만 추운 구치소에서 홀로 한겨울을 나는 김 지부장을 두고 발길을 돌리면서 백 선생도 결국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옆에 있던 김세균, 이도흠 교수도 이내 눈시울이 붉어졌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백 선생이 서울구치소 근처 밥집으로 자리를 옮겨 점심식사를 하는데 누군가 다가와 깎듯이 인사하더니 점심값을 대신 냈다.

나중에 명함을 받아보니 맹문재(52) 안양대학교 교수였다. 그는 지난 연말 백기완의 민중비나리 행사때 낸 저항시선집에도 참여한 시인이다.

"가난한 시인의 밥을 얻어먹고 오니 마음이 그렇네…"

백 선생이 밥값을 치루고 가는 맹 교수의 뒷모습을 보고 남긴 말이다.

그는 오는 25일 밀양시내에서 시민들에게 송전탑 문제를 알리기 위해 마련된 2차 밀양희망버스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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