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천사’…익명 기부자 선행 세밑 ‘훈훈’

명절을 앞두고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익명 기부자들의 선행이 세밑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최근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신분을 밝히지 않은 할아버지가 평생 모은 전 재산 2억 1000여만 원을 기부하겠다고 뜻을 전해왔다.

할아버지는 “돈이 없어서 공부를 못 하는 아이들을 위해 써 달라”는 뜻을 밝혔다.

직원들이 할아버지의 이름을 물어봤지만, 할아버지는 “뭘 그런 걸 물어보느냐”며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지자체와 병원 등에도 얼굴 없는 천사들의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충남 예산군 삽교읍이 고향인 한 노부부는 최근 삽교읍사무소를 찾아와 “장학금으로 사용해 달라”며 500만 원을 기탁했다.


특히 이 노부부는 10여 년째 매년 이곳 읍사무소를 찾아와 이름을 밝히지 않고 기부를 하고 있다.

대전 을지대병원에도 40대로 보이는 남성이 찾아와 500만 원이 들어있는 흰 봉투를 건넸다.

이 남성도 “큰 병에 걸린 아이들을 위해 써 달라”는 말을 남기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2011년 10만 5천 원이던 대전의 익명 기부금액은 지난 연말부터 올해까지 3억 원이 넘게 쌓였다.

얼굴 없는 천사들의 조용한 선행이 더해지면서 지역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온도탑도 100도를 넘어서거나 다다르고 있다.

충남사회복지공모금회는 23일까지 97억 7100여만 원을 모금해 목표액인 91억 6000만 원을 이미 넘어섰고 온도탑의 온도도 100도를 넘어선 106도를 기록하고 있다.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44억 5000만 원의 목표액에 거의 다다른 40억 95000여만 원을 모금해 92도의 온도를 나타내고 있다.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금액을 떠나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이름을 밝히지 않고 기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모든 기부자가 큰 힘이 되지만, 특히 익명의 기부자들로 인해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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