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 경과지인 상동면 고정마을 주민인 유 씨는 지난해 12월 2일 자택에서 농약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 씨는 숨지기 이틀 전 밀양대책위 등을 만나 "11월쯤 한국전력공사 과장과 관계자가 찾아와, 우리 집 가까이에 철탑이 들어선다는 사실을 알았다"면서 "철탑이 들어서면 아무것도 못한다. 살아서 그것을 볼 바에야 죽는게 낫겠다고 생각해 농약을 마셨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밀양대책위와 조계종은 이날 오전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천도재를 진행하며 유 씨를 추모했다.
조계종 환경위원회 미등스님은 추모사를 통해 "평화로운 일상에 찾아든 송전탑이란 괴물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을 힘들고 외롭게 해야 끝이 날지 아득하다"고 말했다.
또 "고인이 남겨놓고 간 숙제는 비단 상동마을, 밀양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거대한 송전탑의 문제는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이 지혜를 모아 풀어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유족들과 밀양 송전탑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밀양 시내 영남루 노천에서 시민 분향소를 운영하고 있고, 지난 14일에는 송전탑 공사 중단과 유 씨의 사인 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조계사에 시민 분향소를 마련했다.
또 대책위는 오는 25~26일 2차 밀양 희망버스를 기획해 전국 50여 곳에서 출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