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이 각종 집회와 시위 장소로 사용되는 만큼 바리케이트와 경찰버스가 줄지어 있는 모습은 일상화돼 있지만, 이날은 집회도 없었을뿐 아니라 서울광장으로 이어지는 정문쪽이 아니라 시청 뒷편에 바리케이트가 설치됐다.
시민들은 궁금해 하는 표정으로 바리케이트 설치를 지켜봤다. 이유는 곧 알게됐다.
서울시청 지붕에서 마치 폭우가 내리듯 물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차량과 시민들을 쏟아지는 물로부터 격리하기 위한 조치였다.
갑작스럽게 물이 쏟아져 내린 것은 지붕에 쌓인 눈을 치우는 작업을 벌였기 때문이다.
서울시청 신청사는 외관이 유리로 덮여있고, 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막기 위한 처마같은 시설물이 전혀 없는 매끈한 외형을 갖고 있다.
따라서 눈이나 비 특히 눈이 많이 내려 지붕에 쌓일 경우, 아무런 완충장치업이 바로 아래로 떨어지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눈이 내린 뒤 눈이 녹지 않고 얼어버렸을때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도 있다. 얼음이 그대로 추락하면, 돌덩이가 떨어지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눈이 얼어 떨어지는 위험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눈 청소 작업은 겨울이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시공사와 열선 추가를 위해 논의중"이라고 밝혔지만, 시공사와 소송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 열선이 추가될지는 미지수다.
더구나 미끄러운 지붕위에서 사람이 직접 청소작업을 벌이는 것도 사고 위험성을 안고 있다.
이 위험스런 서울시의 지붕 청소작업은 지난해 겨울에만 3-4차례 이뤄졌고, 올 겨울에는 이날 처음 실시됐다.
결국 확실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서울시민들은 겨울철이면 차선이 통제된 좁은 길로 차량을 운행하고, 한겨울에 물벼락을 피하기 위해 종종걸음을 쳐야 할 판이다.
서울시 신청사는 수 차례 설계변경이 이뤄지는등 몇 년간 논란이 거듭된 끝에 지난 2012년 10월 어렵게 문을 열었다.
그나마 좁은 공간탓에 서울시 공무원들 절반 이상은 신청사로 들어오지도 못하고, 서소문과 을지로의 별관에서 그대로 일하고 있다.
신청사의 외관이나 공간활용에 대한 논란은 접어두더라도, 관리조차 불편한 서울시 신청사에 애정을 갖는 시민들은 많지 않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