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는 23일(현지시간) 발표한 이집트 인권 실태 보고서에서 '아랍의 봄' 민주화 요구 시위 이후 3년이 지났지만 정권의 탄압은 여전히 만연하다고 진단했다.
국제앰네스티는 특히 지난해 7월 군부에 의해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이 축출되고 과도정부가 들어선 이후 인권 상황이 열악해졌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그 이후 이집트에는 인권에 대한 타격이 잇따랐으며 정권의 폭력은 전례 없는 규모였다"고 적었다.
이어 "'1월25일 혁명'이 요구한 인권과 존엄성은 여전히 요원하다. 당시 활동한 운동가들은 투옥됐고 억압과 (권력에 대한) 불처벌이 횡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또한 대중 집회를 제한한 새 집회·시위법 발효와 관련 "당국은 사회를 목 조르는 행위를 멈추고 평화 시위 등 적법한 비판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고서는 최근 이집트 검찰이 무슬림형제단에 우호적인 보도를 한 아랍권 언론 알자지라 기자들을 기소하는 등 언론자유 침해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하시바 하지 사흐라위 국제앰네스티 중동·북아프리카 담당 부국장은 보고서에서 "이집트 당국이 정권의 권력 남용을 보도하고 기록하려는 언론의 활동을 의도적으로 방해하고 있다"며 "사법부 역시 이러한 탄압의 도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집트 정권이 억압적인 정책을 버리지 않는다면 이집트의 교도소는 불법 구금된 죄수들로, 병원과 영안실은 경찰의 무력 남용에 희생된 이들로 가득 차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보고서는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퇴진으로 이어진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시작된 지 만 3년이 되는 날인 25일을 앞두고 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