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와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언론단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심위 해체 투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정권 '감시견'은 징계하겠다는 방심위는 더이상 존재의 이유가 없다"는 것.
방심위는 '김현정의 뉴스쇼'가 지난해 11월 22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면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독도 문제에 비유했던 박창신 원로신부의 인터뷰를 진행한 것에 대해 제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언론노조 강성남 위원장은 "방심위는 MB 정권 이후로 수년 동안 이중잣대를 들이대왔다"면서 "바로 정권의 '홍보견'이냐 '감시견'이냐라는 잣대"라고 꼬집었다.
박근식 MBC PD협회장은 "방심위는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는 이유만으로 CBS '김미화의 여러분' 프로그램에도 주의 처분을 내린 바 있었지만, 사법부 1심, 2심 판결에서 모두 뒤집혔다"며 "심의위원들은 이미 그 때 정치 심의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 "박창신 신부의 인터뷰를 문제삼는데, 과거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자 사태가 터졌을 때 모든 언론이 당사자를 인터뷰하려고 했고 심지어 혼외아들이라고 의심되는 학생의 학교에까지 찾아갔다"면서 "이슈가 터졌을 때 당사자를 인터뷰하는 것은 언론의 고유 사명이고 누구도 문제 제기하지 않는데 왜 '김현정의 뉴스쇼'만 문제를 삼느냐"고 지적했다.
게다가 정미홍 씨가 종편 프로그램에 출연해 박원순 서울시장 등 야권 소속 자치단체장들을 '종북'으로 몰아붙인것에 대해서는 '명예훼손 문제없음', 공정성과 객관성 조항 위반에 대해서는 가장 낮은 수준의 행정제재인 '의견 제시'만을 처분했다고도 지적했다.
이 때문에 "관리와 통제가 더 어려운 매체만 방통심의위를 통해 집중적으로 심의 포화를 하려는 정권의 속셈으로 보인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강성남 위원장은 '김현정의 뉴스쇼'에 대해 지난 3일 정부·여당 추천 위원만으로 진행된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숫자 표결로 법정제재의견을 냈다"면서 "전체회의도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당시 소위원회는 '김현정의 뉴스쇼'의 박창신 신부 인터뷰 관련 법정제재의견을 냈지만, 야당 추천 위원들이 '정치적 심의'라며 보이콧을 선언한 상태에서 파행 진행됐다.
이와 관련, 방심위 노조 또한 지난 7일 "정치 심의를 일삼는 권혁부 부위원장과 엄광석 위원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강성남 위원장 등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로지 정치적 뒷배경만을 생각하는 심의위원들이 있는 한, 오늘 '김현정의 뉴스쇼'에 대해서도 여태까지와 똑같은 정치 심의가 이뤄질 게 뻔하다"면서 "'박통옹위' 위원회로 전락했다"고 성토했다.
이어 "언론을 장악하려는 정권의 말로가 어땠는지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면서 "방심위 해체와 위원단 사퇴, 저널리즘의 독립과 표현의 자유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