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시아 공백? 달라진 김희진이 메웠다

IBK기업은행 선두 질주 견인, 2연속 우승 순항

'효희 언니, 저만 믿으세요' IBK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주포 알레시아의 공백이 우려됐지만 김희진(오른쪽)이 한결 더 성장한 모습을 보이면서 올 시즌도 순항하고 있다. 사진은 22일 KGC인삼공사전에서 김희진이 세터 이효희에게 하이파이브를 하려는 모습.(화성=기업은행)
지난 시즌 창단 2년 만에 프로배구 여자부 통합 우승을 차지한 IBK기업은행. 그러나 올 시즌 전 우승 주역인 주포 알레시아의 유럽 진출 공백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한 구단 관계자가 "시즌 뒤 어머니까지 제주도 여행과 일본 한일 탑매치에 동행을 해줄 정도로 지극 정성을 쏟았는데 가더라"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낼 정도였다. 게다가 기업은행은 시즌 직전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올 시즌도 선두를 질주하며 2년 연속 정상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무엇보다 3년 차 김희진(23, 185cm)이 한결 더 성장한 모습으로 알레시아의 공백을 메우는 데 앞장서고 있다.


올 시즌 김희진은 전체 득점 8위(18경기 266점)에 올라 있다. 공격 성공률 전체 1위(52.39%)인 양효진(현대건설, 17경기 321점)에 이어 국내 선수 중 2위다. 경기 평균 14.8점으로 지난 시즌 12.4점보다 늘었다.

공격 점유율을 보면 김희진의 늘어난 역할이 더 눈에 띈다. 주로 센터로 출전했던 지난 시즌 17.4%에서 22.3%으로 5% 포인트 가까이 늘었다. 지난 시즌 알레시아는 팀 공격의 43.5%를 책임졌고, 올 시즌 카리나는 37%다. 주포의 점유율 6% 정도 차이를 고스란히 김희진이 메워주고 있는 것이다.

다만 성공률은 지난 시즌보다는 다소 떨어진다. 지난 시즌 47.93%였던 김희진은 올 시즌 41.65%를 기록 중이다. 속공이 주를 이루는 센터 역할 외에 상대적으로 성공률이 낮은 라이트도 종종 맡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치에 나타나지 않는 공헌도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이정철 기업은행 감독은 김희진에 대해 "공격 외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많이 달라졌다"면서 "20%가 넘는 공격 점유율에서도 블로킹은 물론 잔볼 처리 등 궂은 일을 해준다"고 칭찬했다.

본인도 달라진 팀 구성에 따른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김희진은 22일 KGC인삼공사와 홈 경기에서 17점으로 완승을 이끈 뒤 "확실히 알레시아가 있던 지난 시즌보다 공격 부담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카리나가 못 하는 부분은 내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지션에 대한 혼란이 왔던 것도 분명하다"면서 "그러나 그런 점을 떠나 팀 승리를 위해 내 역할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2년 연속 우승에 대해 "무조건 이뤄내겠다"며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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