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외무장관 장황한 발언에 반 총장 제동 소동

시리아 외무장관이 스위스 몽트뢰에서 22일(현지시간) 열린 시리아 국제평화회의(제네바-2 회담)에서 선동적인 발언을 장황하게 늘어놓자 사회를 보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제동을 거는 소동이 빚어졌다.

왈리드 알무알렘 장관은 이날 BBC와 알자지라 등 글로벌 방송사들이 생중계한 회담에서 20분 이상 준비한 원고를 읽어 내려갔다.

알무알렘 장관의 발언은 이번 회담의 의제인 과도정부 수립 이행방안과는 동떨어진 내용으로 서방과 아랍 일부 국가들이 테러리스트를 지원해 시리아가 고통을 겪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반 총장은 알무알렘 장관의 발표가 20분을 넘기자 발언을 정리해달라고 부탁했으나 알무알렘 장관은 "12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여기에 왔다. 발표는 몇 분만 남았다. 이것이 시리아다"라며 거부했다.

이에 반 총장이 "얼마나 더 걸릴 것 같으냐"고 묻자 알무알렘 장관은 "5~10분 정도"라고 답했으며 이에 반 총장은 "안 된다, 다음에 기회를 주겠다"며 다시 발언을 중단시켰다.

그러나 알무알렘 장관은 "내 발언을 나눌 수 없다. 계속 해야 한다. 빨리 끝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언권을 요청했고 반 총장은 "1~2분 안에 정리가 가능하냐"며 중재를 시도했다.

다소 격앙된 알무알렘 장관은 "당신은 뉴욕에 살지만 나는 시리아에 살고 있다"며 "이 회담에서 시리아의 입장을 전달할 권리가 있다. 3년 동안 (내전으로) 고통받았다. 이것은 내 권리"라고 항변했다.

알무알렘 장관이 강경하게 나오자 반 총장은 "2~3분에 끝내 달라"고 물러서면서 "우리는 건설적이고 화합을 위한 대화를 하고 있으니 선동적인 표현은 삼가달라"고 요청했다.

다시 발언을 이어간 알무알렘 장관은 거듭 서방이 테러리스트를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하자 반 총장이 거듭 발언 중단을 시도했으나 알무알렘 장관은 "한 문장만 남았다. 시리아는 항상 약속을 지킨다"며 준비한 원고를 모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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