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저병원성 상존하는데 철새 탓만"

감염 원인 철새로 단정하기엔 일러


- 철새, 한국 온 지 3개월 후에야 죽어
- 고병원성 가져왔으면 진작 죽었어야
- 상존하던 저병원성이 변이했을수도
- 농가에서 생긴 고병원성일 가능성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1월 22일 (수)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두표 (호남대 생물학과 교수)


◇ 정관용>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이동경로, 감염 원인 이걸 밝히기 위한 노력이 계속됩니다. 특히 가창오리를 비롯한 철새가 감염 원인인지 논란이 뜨거운데요. 조류 전문가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한국조류학회 또 한국포유류학회 회장을 지내신 바 있는 호남대 생물학과 이두표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두표>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정부 측에서는 철새가 감염 원인이다, 이렇게 지목을 했었죠. 그 이유가 뭐였죠?

◆ 이두표> 아마, AI가 발병된 그 지역 가까운 곳에서 가창오리가 한 10만 마리 정도 거기 서식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아마 처음에 추정한 걸로 생각이 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그 인근에 10만 마리가 서식하는데 그중에 일부가 떼죽음을 했죠,

◆ 이두표> 네, 가축농가에서 발병한 다음에 그다음 날이죠. 그다음 날 그 10만 마리 중에 한 100마리 정도가 죽었고. 그 가창오리뿐만 아니라 큰기러기하고 고니하고 또 다른 종류도 같이 죽었거든요. 그래서 검사해 본 결과 거기서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검출이 됐었죠.

◇ 정관용> 그러니까 철새들이 외국에서 감염돼 가지고 날아와서 오리농가에게 전염시켰다, 있을 수 있는 논리 아닙니까?

◆ 이두표> 네,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가창오리는 죽었다는 게 문제거든요. 오리 종류는 대부분 고병원성 바이러스에 대해서 저항성이 강해서 웬만해서는 잘 죽지 않습니까? 그래서 보균 상태로 건강하게 살기 때문에 국가간 이동에 있어서 바이러스 전파하는 그런 루트로 많이 지목이 되고 있죠. 그런데 이것이 죽었다는 얘기는 왜 하필 동림저수지 거기서 죽었는지. 이게 우리나라에 온 지가, 시베리아에서 오거든요. 시베리아에서 온지가 벌써 한 2, 3개월 지났어요. 그런데 2, 3개월 지난 다음에 동림저주지에서 죽었거든요, 갑자기. 그것도 좀 의문스러워요. 죽었으면 고병원성을 시베리아에서 가져왔으면 진작 죽었어야 되는데 왜 2, 3개월 지난 다음에 동림저수지에서 죽었는지 그것도 의문스럽거든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예를 들어서 사육하는 사육환경에서도 저병원성 같은 바이러스가 항상 잠재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고병원성 바이러스는 대부분 저병원성이 변이를 일으켜서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서 고병원성이 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렇다면 사육농가에서 고병원성이 생겨서 기존에 있는 철새까지도 감염이 될 수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을 하거든요. 그러니까 원인은 뭐 여러 가지로 생각이 되는데. 그거 다 무시하고 그냥 철새가 그랬을 것이다라고 자꾸만 추정을 하니까.

◇ 정관용> 지나치게 빠른 단정이다?

◆ 이두표> 그렇죠.

◇ 정관용> 만약에 고병원성에 일찍 감염됐다면, 외국에서부터. 그러면 오자마자 죽든지 해야 되는데 왜 그때 거기에서 죽었느냐가 첫 번째 의문이군요.

◆ 이두표>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렇다면 오히려 그 지역에서 새롭게 감염돼서 죽었을 수도 있다?

◆ 이두표>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조금 아까 지적하시는 거 보니까 지금 사육농가들에는 우리나라 전국에 저병원성 바이러스는 그냥 상존한다고 된다고 봐야 됩니까?

◆ 이두표> 네, 일단은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외국에서 꼭 날아온 게 아니라 국내에 상존하던 게 변이를 일으켜서 고병원성이 될 수도 있다?

◆ 이두표> 그럴 수도 충분히 있고요. 또 야생조류도 마찬가지예요. 저병원성에 있다가 그것들이 변이를 일으켜서 고병원성이 되는 경우도 있을 테고.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볼 수가 있죠.

◇ 정관용> 그런데 정부는 이게 철새가 감염 원인이다 그래서 그 철새의 이동경로에 있는 사육농가들을 더 특별 관리하고 이랬는데. 사실 그러면 의미가 없는 일입니까? 어떤 겁니까?

◆ 이두표> 그거는 맞는 얘기예요, 사실은. 이번에도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철새한테 일단 발견이 됐지 않습니까?

◇ 정관용> 네.

◆ 이두표> 그렇다면 그게 전파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이런 큰기러기라든가 가창오리라든가 이것뿐만 아니라 이런 것들하고 같이 주변에 살고 있는 다른 청둥오리라든가 다른 오리 종류가 많거든요. 그런 종류들한테도 전부 전파가 됐을 걸로 생각이 돼요. 또 어디로 이동할지는 잘 모르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철새도래지에 대해서 경계를 좀 많이 해야죠. 폐쇄를 시키고 사람들의 출입을 금지시키고 특히 사육농가에 계시는 분들이 출입을 철저히 금지시키고 그렇게 하는 방법이 좋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철새가 감염 원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일단 발견이 된 이상 철새 이동경로 주변은 특히 더 집중 관리하는 건 맞다. 이 말이군요.

◆ 이두표>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또 지금 살처분한다, 그다음에 농가에 계신 분들은 딴 데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이동제한을 한다. 이런 조치들도 적절한 겁니까?

◆ 이두표> 적절합니다. 당연히 해야 돼요. 왜냐하면 이게 호흡기라든지 이런 바람이라든가 이런 그것을 통해서 감염된다기보다는 대부분 분변을 통해서 많이 이동을 하거든요. 그래서 이 분변의 경우에는 마른 경우에는 바람에 날려서 주변에 사람이 지나가면 옷에 붙을 수도 있고 발로 밟아서 묻을 수도 있고. 그렇게 해서 그것들이 오리농가로 유입이 될 수도 있죠. 그렇기 때문에 철저히 차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철새를 감염 원인으로 단정한 것, 이건 좀 문제다라고 하시면서도 정부가 취하고 있는 조치는 다 필요하다고 인정을 하시는데. 놓치고 있는 게 있다면 뭘 놓치고 있는 겁니까?

◆ 이두표> 우리가 늘 해마다 이런 AI에 대해서 많은 신경을 쓰고 또 예산 낭비도 많이 하지 않습니까?

◇ 정관용> 네.

◆ 이두표> 이러기 이전에 원래 사람으로 얘기하면 감기와 같은 거예요. 그래서 몸을 건강하게 유지시키고 주변을 깨끗한 환경을 유지시키면 감기 안 걸리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이두표> 그렇듯이 평소에 사육농가들에게 교육도 열심히 시키고 또 지원할 수 있으면 지원도해서 사육농가들이 건강하게 오리나 닭을 키울 수 있도록 하고. 또 소독이나 이런 것을 철저히 하도록 하고 또 주변 농경지에 들락날락하면서 옷이나 신발 이런 걸 반드시 갈아입고 갈아 신고 이렇게 해서 사육장에 들어가도록 이렇게 한다면 큰 문제가 없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사육환경만 좋으면...

◆ 이두표> 절대 감염 안 되죠.

◇ 정관용> 아무리 바이러스가 오더라도 감염 안 된다?

◆ 이두표> 네, 이 바이러스는 항상 상존을 한다고 생각하면 돼요. 철새는 해마다 오는 거고.

◇ 정관용> (웃음) 알겠습니다. 사육환경의 핵심은 아무래도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이 키우고 이런 게 문제겠죠?

◆ 이두표> 네, 그게 제일 큰 문제입니다.

◇ 정관용> 네, 물론 좁은 공간에 많이 키워야 수익도 많이 난다고 하지만 그러다가 이런 일을 당하면 오히려 더 폭삭 망할 수도 있으니까. 건강한 닭, 건강한 오리를 키우는 그런 움직임이 최우선이다. 이런 말씀으로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두표> 네.

◇ 정관용> 호남대 생물학과 이두표 교수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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