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현지 언론과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현재까지 시위 참가자 3명이 시위대와 경찰의 무력 충돌 과정에서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첫 번째 사망자는 22세 남성으로 이틀 전 시위 과정에서 진압에 나선 경찰 추격을 피하려다 13m 높이의 축구경기장 난간에서 추락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이날 다른 시위 참가자들과 함께 키예프 시내 '디나모' 축구 경기장 난간 위에서 아래 도로에 있던 진압 경찰을 향해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이다 경찰이 진압을 위해 경기장으로 진입하자 이를 피하려다 난간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 남성은 추락 후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하루 만인 21일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두 번째 사망자는 우크라이나 동부 드네프로페트롭스크주(州) 출신의 20세 청년으로 아르메니아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청년은 지난해 12월 초 키예프로 올라와 야권 시위에 참가해 오다 21일 경찰과 시위대의 무력 충돌 과정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청년이 머리와 목에 2발의 총탄을 맞고 숨졌다고 밝혔다.
뒤이어 22일 오전 11시(현지시간)께 3번째 사망자에 대한 보도가 나왔다. 현지 인터넷 신문 '우크라인스카야 프라브다'(우크라이나의 진실)은 이날 20~25세 사이의 청년이 시위 과정에서 가슴에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고 전했다.
야권은 사망자들이 시위 현장에 배치된 경찰 저격수들의 총을 맞고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진압 부대원들이 총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사망 사건에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사망자 발생 소식에 즉각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경찰과 시위대간 충돌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보도에 충격을 받았다"며 "거리의 유혈 싸움이 아니라 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위 참가자 사망 사실이 알려지고 나서도 키예프 시내에선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 청사 건물이 몰려있는 글루셰프스키 거리 주변에선 경찰이 최루탄과 섬광탄을 발사하며 시위대 진압에 나서자 시위 참가자들이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맞서 격렬한 대치 상황이 벌어졌다.
니콜라이 아자로프 우크라이나 총리는 키예프 시내에서 과격 시위를 벌이는 자들은 극우 성향의 '테러주의자'들이라며 이들이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키예프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날 시위대에 대한 무력 사용에 개입한 우크라이나 인사 여러명에 대해 비자 발급 금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야권은 지난해 11월부터 2개월 이상 EU와의 협력협정 체결중단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여오고 있다. 시위는 한때 소강상태였으나, 지난 16일 여당이 주도하는 의회가 집회와 시위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후 다시 격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