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시리아 반군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서방국과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는 이면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과 함께 반군 우호세력에 무기와 자금을 대규모로 지원해 알카에다 연계 반군의 축출을 독려하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은 시리아 반군 지원은 비살상 수단으로만 제한하고 있다는 주장과 달리 우호세력이 서방을 대신해 급진세력에 맞서 싸우도록 자체적으로만 수백만 달러의 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방의 지원을 받는 자유시리아군(FSA) 산하 최고군사위원회(SMC)의 한 고위 지휘관은 이와 관련 "정부군과 싸울 때만 해도 사용할 무기도 없었지만, 최근에는 알카에다를상대로 한 교전 지원 규모가 급증해 군수품과 무기가 넘쳐나고 있다"고 밝혔다.
알카에다 연계 반군인 '이라크와 시리아 이슬람 국가'(ISIS)는 시리아 내전을 틈타 반군 점령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다른 반군 세력과 충돌하고 있다.
이 같은 갈등은 지난해 12월 ISIS가 명망 높은 반군 지휘관 아부 라얀을 고문·살해하면서 고조됐다. 이 사건으로 ISIS와 친서방 반군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져 두 주 만에 1천 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리아 반군 관계자는 이와 관련, 미국과 사우디의 정부 관계자가 지난해 12월 말 터키에서 반군 대표단과 비밀 회동을 하고 ISIS에 대한 공격을 격려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반군 진영의 시리아혁명전선(SRF)과 이슬람의 군대(AOI) 등은 사우디와 카타르로부터 ISIS와의 교전에 사용할 중기관총 등 살상무기를 대량으로 공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신문은 전했다.
시리아 이들리브주 반군 기지에 무기를 가득 실은 트럭 15대가 들어오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주민의 증언도 소개했다.
미국은 시리아 반군에 살상 무기를 직접 제공하지 않는다는 공식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비공식 채널을 통해 매달 200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또 서방국에는 반군 내 급진세력에 맞서는 반군 우호세력의 역량 강화가 제네바 평화회담에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퍼져 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