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일러 "한일 갈등, 해결해야…北비핵화에 문제 안돼"(종합)

"케네스 배 기자회견, 석방 징후 희망"

시드니 사일러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담당 보좌관은 21일(현지시간) 최근 한·일 양국의 과거사 갈등으로 인해 북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이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일러 보좌관은 이날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한·미 관계 토론회에서 "(한·일) 과거사 문제가 있고, 이는 해결돼야 한다"면서 "다만 3자적인 관점에서 이런(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양국이 미국과 함께 공조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사일러 보좌관은 특히 "북한 비핵화가 하나의 장애물 때문에 방해받는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북한이 진정성 있고 신뢰 있는 대화에 참가할 의향이 없다는 게 문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한·일 양국에 대해 대화를 통해 과거사 갈등을 조속하게 해결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그는 "이 문제는 분명히 양국이 함께 해결할 필요가 있고, 이런 측면에서 많은 일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런 이견을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논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평가는 피한 채 "양국은 여러가지 역사적 문제가 있지만 과거에도 이런 문제에서 함께 진전을 이뤄냈다"면서 "이번에도 전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일러 보좌관은 북한에 장기 억류 중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씨의 최근 '사죄 기자회견'이 석방 가능성을 내포한 것이길 바란다면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배 씨의 석방이나 사면을 검토하고 있는 징후이길 희망한다"면서 "그의 석방을 위해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 파견 제안 등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북한에 특사 파견을 제안한 것은 '아주 최근'(very recently)이라고 밝혔다.

하프 부대변인은 "미국 정부는 여러 차례 북한이 초청하면 킹 특사를 보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가장 최근 초청을 요구한 시점이 언제냐"는 물음에 "구체적인 것은 모르지만 내 메모에는 '아주 최근'이라고 적혀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미국 정부가 북한 당국이 초청하기만 하면 특사를 보낼 준비가 돼 있다는 식의 원론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배 씨의 기자회견을 전후로 다시 한 번 특사 파견을 제안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사일러 보좌관은 그러나 "북한은 아직 이런 요청에 대해 답하지 않고 있어 지켜보고 있는 상태"라고 전제했다.

이밖에 사일러 보좌관은 최근 장성택 처형 등 북한의 급변 상황과 관련, "북한은 늘 '예상이 불가능하다고 예상할 수 있는'(predictably unpredictable) 나라지만 핵 문제 등 핵심적인 사안에서는 일관된 모습"이라면서 "분명한 것은 최근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책적 변화는 없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최고의 억지 방안은 강력한 한·미 공조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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