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북한 지도부는 어떤 전제 조건도 없이 6자회담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다른 여러 회담 참가국들은 북한이 자신들의 태도가 진정성이 있음을 입증할 만한 조치를 우선적으로 취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브로프는 그러면서 "러시아는 이 회담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중국과 함께 합의를 이끌어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참가국들이 '누군가의 체면을 잃게 하거나 살리는 일'에 연연하지 말고 합의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회견에서 북한 문제가 미국이 한반도 지역에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구실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이) 우리의 국경 주변에 전략 폭격기와 항공모함을 전개하고 이 지역에 전(全)지구적 MD망을 구축하는 등의 군사력 강화 움직임을 위한 새로운 구실이 나타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북한 위협을 명분으로 한 미국의 한반도 및 주변 지역에 대한 군사력 강화 움직임을 경고한 것이다.
그는 "미국이 북한에서 나오는 위협을 명분으로 취하고 있는 행보는 북한의 실질적 군사력에 전혀 비례하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라브로프는 MD 문제가 러시아와 미국 간 협력 확대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