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1일 고창동림저수지에서 촬영된 사진에는 사냥개와 함께 수렵에 나서고 있는 남자의 모습이 찍혀 있다.
촬영자는 환경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서산 동물병원 김신환 원장 (서산태안환경연합 회장)과 주용기(전북대 전임연구원) 씨.
가창오리 등 겨울철새 조사를 위해 현장에 나섰던 이들은 총을 들고 사냥에 나선 엽사를 발견하고 112에 신고를 했고 경찰이 현장에 출동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CBS취재진이 경찰에 확인한 결과 고창 흥덕파출소 관계자는 "이날 총소리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가보았으나 사냥꾼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주용기 전북대 전임연구원은 앞서 지난 12월 중순 부안군 줄포면 줄포만에서도 불법수렵행위를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덧붙였다.
고창 해리에서는 지난 9일 50대가 다른 사람의 총을 빌려 오리 사냥에 나섰다가 적발된 사실도 확인됐다.
공교롭게 불법 수렵 신고 지역이 모두 AI발생이 확인됐거나 추가로 의심신고가 접수된 곳이다.
엽사들이 수렵을 위해 철새도래지를 드나든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위험천만한 일인데다 사냥개까지 동원했다면 위험수위는 더한층 높아진다.
철새를 쫓아 이곳저곳 다니면서 분변을 옮겼을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충북대 수의대 모인필 교수는 "사람도 문제지만 사냥개의 경우 분변을 옮길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고 주변 가금류 농장을 오갈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철새도래지 고창 동림저수지에서의 수렵행위는 국내 유명 사진 클럽인터넷에 올라온 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가창오리 군무로 유명한 동림저수지를 소개한 사진의 댓글 가운데는 "총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 때문에 가창오리의 개체수가 이전보다 많이 줄었다"고 꼬집었다.
2013년 11월 문을 연 전북지역 순환수렵장은 고창과 부안, 정읍 등 3개 시군으로 AI가 발생하면서 현재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