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찬(두산)에게 지난해는 잊고 싶은 한 해다. 2009~2010년 마무리로 활약하며 51세이브를 올렸고, 이후 선발로 전환해 2012년 10승을 거두는 등 탄탄대로를 달렸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로도 뽑혔다. 하지만 부상으로 하차했고, 두산에서도 고작 5경기 등판에 그쳤다.
그만큼 2014년은 이용찬에게 남다르다. 게다가 신임 송일수 감독이 마무리로 이용찬을 점찍은 상황이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담금질을 하고 있는 이용찬은 20일 "감독님이 생각하는 부분은 '이용찬이 아닌 마무리를 맡은 이용찬'일 것"이라면서 "예전에는 어느 정도의 불안감이 있었던 선수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벤치와 팬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믿고 지켜볼 수 있는 '믿고 쓰는 마무리 이용찬', '이용찬 마무리로 잘 넣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3년 만의 마무리 전환. 부상 경력 탓에 이용찬 스스로도 마무리를 원했다.
이용찬은 "솔직히 부상경력도 있어서 길게 선발투수로 나서기 보다는 짧게 끊어서 던질 수 있는 마무리로 나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었다. 거기에 감독님의 주문까지 있으니 조금은 마음이 놓이는 부분도 있다"면서 "몸 만들기 과정이나 경기 운영 같은 부분이 달라 힘든 것도 있지만, 마무리라는 보직을 다시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 그리고 예전 마무리 시절에도 부족한 점들이 많았기에 이번에는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2년 간의 짧은 외도였지만 선발 경험도 큰 도움이 됐다. 변화구 구사 능력, 경기 운영 능력도 향상됐다. 힘으로만 누르기보다 야구를 좀 더 넓은 시야로 보게 됐다.
이용찬은 "선발 투수로 뛰면서 많은 경험을 했다. 야구에 대한 시야도 조금은 더 넓어졌고 경기 운영 능력도 향상됐다. 또 변화구 구사 능력도 좋아졌기 때문에 예전보다 한결 수월하고 원활하게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예전에는 직구 위주로 강하게만 승부를 했지만, 이제는 조금 넓은 큰 시야로 경기를 흐름을 맞는 투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야구에 대해 한번 더 눈을 뜰 수 있었던 계기였다. 지난 시절의 마무리보다는 조금은 더 효율적이고 강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표는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부상 없이 시즌을 보내는 것, 두 번째는 두산의 우승, 그리고 마지막은 국가대표 발탁이다.
이용찬은 "무조건 아프지 않고 건강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 그리고 팀의 우승이 목표다. 또 한 가지 바람은 좋은 모습을 보여서 국가대표 선수로 국위선양도 해보고 싶다"면서 "사실 국가대표에 대한 꿈은 언제나 품고 있었는데 부족한 모습에도 너무나 감사하게 지난해 WBC 대표에 뽑혔다. 하지만 팔꿈치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해 너무나 죄송한 마음이고, 나 자신도 너무나 안타까웠다. 이제는 팀은 물론 국가에도 조금은 보탬이 되는 선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