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ABN암로 은행의 헤릿 잘름 회장은 사내 연례 행사 개막 공연을 위해 여장을 하고 무대 위에 올랐다.
립스틱을 바른 헤릿 회장은 광택있는 파란색 드레스와 파란색 선글라스, 가발에 장갑까지 낀 차림이었다.
헤릿 회장은 자신을 가상의 여동생인 성매매 업소 사장 "프리실라 잘름이에요"라고 소개했다. 공연장에 있던 직원 6천여명은 그의 변신에 웃음을 터트렸다.
네덜란드 재무장관을 지냈지만, 직원들을 응원하기 위해 체면을 버린 그는 "고객 우선이라는 모토가 수세기 동안 있던 업계가 어디냐"며 "바로 우리 업계"라고 자랑했다. 그는 "은행들은 최근에야 그것을 알았다"고 꼬집었다.
프리실라는 헤릿이 일개 은행에서 일하는 사람이지만, 자신은 성공한 성매매 업소 주인이라며 자신의 사업적 재능을 시기한 헤릿이 자신의 존재를 숨겨왔다고 농담을 했다.
이 영상은 지난 14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ABN암로 채널에 공개됐다.
ABN암로 대변인은 헤릿 회장의 변장이 은행의 "핵심가치와 경영 원칙"들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ABN암로에는 저녁 공연 전통이 있다"며 "지난 2005년 이후 은행 직원들이 다른 직원들을 위해 이 이벤트를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잘름 회장은 항상 개막을 알리거나 개막 공연을 했다"며 "이것은 공연이기 때문에 재미있는 장난이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우수 은행이었던 ABN암로은행은 지난 2007년 영국의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 스페인 방코 산탄데르, 포르티스에 인수돼 사실상 파산했다.
지난 2009년 금융 위기에 네덜란드 정부가 지원한 구제금융 300억유로로 ABN암로은행 일부와 포르티스가 생존할 수 있었다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ABN암로 은행의 직원 2만3천여명을 고무시키기 위해 잘름 회장이 이날 여장을 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영국 버진 그룹 리처드 브랜슨 회장도 내기에 져서 스튜어디스로 분장을 해 해외토픽에 오르기도 했다.
해외누리꾼들은 '웃기다' '존경스럽다' '영어나 불어 번역 자막을 달아달라' '좋은 메시지고 재미도 있다' '훌륭한 홍보다' 등 댓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