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열풍②]"외압? 불방?"…제작진이 털어놓은 비화

CP "외압으로 인한 불방이 과거에는 있었지만…"

'그것이 알고 싶다'의 진행자 김상중 (SBS 제공)
20년 전, 케이블TV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매월 몇천 원만 지불하면 시청자는 100여 개에 가까운 수많은 케이블채널을 통해 뉴스, 예능, 드라마, 스포츠, 종교 등 구미에 맞는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채널이 늘어나도 시청자는 언제부턴가 시사·교양 프로를 뒤로하고 예능, 드라마와 같이 '재밌고, 편한' 프로그램에 시선을 고정한다. CBS노컷뉴스는 침체기를 맞은 시사·교양 프로 중에서도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영향력과 현황,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집중 조명하고자 한다.[편집자주]

'그것이 알고 싶다'와 같은 시사고발프로그램은 사회적으로 민감한 주제를 다루다 보니 갖은 '설'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특히 사회에서 정치로 넘어가는 부분을 건드리면 어김없이 '외압'이라는 단어가 뒤따르게 된다.

실제로 3년 전 MBC 노동조합은 'PD수첩'의 '누구를 위한 한강변 개발인가?' 편이 MBC 경영진과 시사교양국장 지시로 상당 부분 수정됐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4대강 사업 문제로 떠들썩했던 당시 외압을 받았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의 주된 골자였다. 이 외에도 광우병 파동, 스폰서 검사사건 등 이와 유사한 경우가 더러 있었다.

그렇다면 '그것이 알고 싶다'는 어떨까. CBS노컷뉴스는 기획을 맡은 박상욱 CP(책임프로듀서)와 연출자 소형석 PD를 지난 15일 직접 만나 '외압설'과 관련한 답변을 들어봤다.


박 CP는 "방송사 내부의 압력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지 않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사실 그런 건 전혀 없었다"며 손을 저었다. 이어 "민감한 취재는 좀 더 조심하고, 신중을 기하는 것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호락호락 지는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에 다행히 '윗분들'도 이해해준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그것이 알고 싶다'도 '외압'으로부터는 자유롭지 못했다. 박 CP는 "외부 압력 때문에 불방된 사례는 과거에 한두 번 있었다. 최근에는 외압으로 방송을 하지 못한 일은 없었다"며 "제작진 판단하에 방송이 어렵다 싶으면 최대한 빠르게 다른 아이템으로 전환한다"고 말했다.

SBS 시사 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 박상욱CP(오른쪽)와 소형석PD가 15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노컷뉴스와의 인터뷰를 갖고 있다. 황진환기자
'외압'뿐만 아니라 고발프로그램이라는 특성상 취재와 방송에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제작진은 당사자와 해당 단체의 협박과 법적 대응을 감수하고도 방송을 내보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이와 같은 어려움에도 이들은 사명감을 가지고 시청자에게 '팩트'를 전한다.

소 PD는 "(외부의) 협박이야 일상적으로 있는 일이다"며 웃었다. 이어 "방송도 중요하지만, 취재 과정에서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침 없는 '팩트' 중심으로 내보낸다면, 설사 협박이 있다고 해도 제작진이 감내해야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박 CP 역시 "항의성 메일도 많이 오고, 전화도 오고, 협박도 많이 받는다. 그러나 우리도 굽힐 수 없을 정도에 확실한 '팩트'라면 제작과 방송을 강행한다"고 밝혔다.

'교양국의 군대'라고 표현될 정도로 '그것이 알고 싶다'에 투입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SBS 교양 PD들이 '그것이 알고 싶다'를 기피프로그램 1순위 꼽을 정도이니 말이다. 시쳇말로 '빡셈' 그 자체다.

갖은 고난과 역경에도 '그것이 알고 싶다'를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은 취재와 제작을 모두 마쳤을 때 돌아오는 '보람'이다. 소 PD는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처했던 분들이 방송 이후에 좋아졌다든지, 제도적으로 바뀔만한 움직임이 보이면 참 보람 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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