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 성범죄 만연에 영국 교단 '발칵'

"2012년 이후 130개교 학생 수백 명 피해"

사립학교가 학생 대상 성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영국 교단이 발칵 뒤집혔다.

2012년 이후 영국에서 일어난 사립학교 관련 성범죄 통계를 분석한 결과, 피해 학생 규모가 130개 학교에서 수백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성범죄 사례가 파악된 사립학교 중에는 이튼스쿨 등 명문학교 진학의 관문으로 여겨지는 명문 초등학교 64곳이 포함돼 학교 성범죄로부터 어린 학생 보호가 시급하다는 우려가 고조됐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웰링턴칼리지와 앰플포스 등 사립학교 62곳에서 남학생 277명이 교사로부터 외설적인 행위나 성적 공격 등 피해를 겪은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2년간 성범죄 기소사건에 연루된 학교는 18개교에 달했다.

이튼스쿨을 비롯해 말버러, 밀필드, 턴브리지 등 30개교에서는 남성 교사들이 소아 성 학대 사진을 보유한 혐의로 처벌받은 사례가 있었다.

또 다른 36개 사립학교는 교사나 교직원 성범죄 사건 기소가 진행 중이거나 경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액 등록금을 받는 영국 사립학교에서는 어린 학생의 기숙사 생활을 둘러싼 성범죄 위험성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어린 학생들은 엄한 규율 교육의 영향으로 성범죄 피해를 잘 발설하지 않는 성향이 많아 범죄 사실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영국 경찰은 1990년대 말에도 해로우와 더럼스쿨 등 명문학교 교사의 학생 대상 성범죄 혐의를 포착하고 집중 수사를 벌였으나 증거부족으로 사건을 종결 처리한 바 있다.

영국 아동기 성폭력 피해자 협회의 피터 손더스 회장은 "사립학교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는 어린 남학생은 학교 성범죄에 가장 취약하다"며 "10~20년 전 학교에서 겪은 피해를 뒤늦게 호소하는 사례가 최근 들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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