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교수는 최근 문화재청의 의뢰를 받아 숭례문 복원공사에 쓰인 기둥의 나이테 분석을 한 인사로 지난 18일 갑자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박 교수는 숭례문 수사와 관련해 두번 경찰청에 나와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나이테 분석 결과 뿐 아니라 박 교수가 이끈 충북대 연구팀이 2011년 숭례문 복원 공사에 쓰이도록 기증된 소나무에 대한 품질 조사를 한 내용에 대해서도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품질 검사를 받은 소나무는 충남 태안 안면도에서 벌채된 소나무와 삼척시 준경묘에서 나온 금강송이었는데 당시 연구팀은 강도 검사 등을 통해 준경묘 금강송은 '문화재수리표준시방서'의 기준을 통과하지만 안면도 소나무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안면도 소나무가 숭례문 기둥 등에 쓰이지 못하게 되면서 목재가 부족해지자 결과적으로 신응수 대목장이 소유한 소나무가 일부 기둥에 쓰이게 됐고 경찰이 이 과정에 대해서도 박 교수를 상대로 확인 작업을 벌였다.
참고인이긴 하지만 경찰 조사가 이뤄지자 박 교수가 검증 책임자로서 심적 부담을 크게 느낀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는 "박 교수는 숭례문 수사를 하는데 '자문'을 하기 위해 두 번 경찰청에서 참고인 조사를 했고, 앞서 두 번은 나이테 시료 채취 현장 등에서 마주쳐 의견을 청취한 적은 있지만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신 대목장은 과거 언론 인터뷰 등에서 숭례문에 러시아산 소나무를 썼다는 의혹을 부인하면서 "소나무가 부족해 숭례문 2층 기둥 일부를 내가 갖고 있던 소나무를 쓴 적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경찰은 한편 안면도 소나무가 숭례문의 기둥 외 다른 부분에 쓰인 사실을 확인하고 경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시공사 관계자는 "전국 소나무의 95%는 문화재수리표준시방서의 강도 기준을 충족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적합한 소나무를 구하기 어려워 안면도 소나무를 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박 교수가 일부 시공사 등으로부터 "검증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고소당해 수사받았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