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 "전날 감염의심 신고가 들어온 부안 오리 농장의 오리도 고병원성 AI에 감염됐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강도높은 방역조치를 주문했다.
이날 오전에는 이 농장에서 1.2km가량 떨어진 한 오리 농장에서도 또다시 고병원성 AI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전북도는 부안에서 처음 AI 의심 신고가 접수된 오리농장의 육용오리 6,500마리를 살처분 하고 이 농장 반경 500m 내에 있는 오리농장 3곳 등 모두 6만여 마리의 오리를 살처분 할 예정이다.
방역당국은 부안 오리 농장의 AI 의심 신고가 고병원성으로 확진되면 3km 이내에 있는 닭·오리 농가에서 사육중인 가금류의 살처분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현재 의심 신고가 접수된 오리 농장의 반경 3km 내에는 농가 39곳에서 닭·오리 85만 2천여 마리를 사육 중이다.
◈ 철새 떼죽음에…시름 깊어지는 방역당국
방역당국은 전날 고병원성 AI로 확진된 고창 농장에서 종오리 2만1천여 마리를 살처분한 데 이어 예방차원에서 이 농장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2개 농가의 오리와 닭 6만여마리를 살처분 하기로 하는 등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조치에 안간힘을 쏟았다.
또한 AI 발생 농장 반경 500m, 3㎞, 10㎞ 등 3단계 '포위망형' 방역대를 설정해 강도 높은 방역조치에 들어갔다.
하지만 18일 오전 고창 오리농장 인근 동림저수지에서 가창오리가 무더기로 죽어 있는 것이 발견되고 부안의 다른 농가에서 AI 의심신고가 들어오면서 방역당국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아직까지 가창오리 떼죽음의 원인이 고병원성 AI라고 확진되진 않았지만 가창오리와 고창 농장, 부안 농장에서 채취한 샘플에서 같은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이번 AI 발생의 원인은 가창오리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AI의 주요 감염원이 철새의 배설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철새가 감염원이라고 확인되면 현재의 '포위망형' 방역체계가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철새의 이동경로에 있는 모든 지역이 감염위험 지역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창 오리 농가와 부안 농가 모두 군산 하구둑~부안 줄포만~고창 동림저수지로 이어지는 겨울 철새의 주요 비행경로 상에 있다.
이에 철새의 이동에 따라 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위험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철새는 닭이나 오리보다 면역력이 강해 고병원성 AI에 감염되더라도 떼죽음한 사례는 현재까지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떼죽음의 원인이 고병원성 AI라면 이번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할 가능성이 커 파장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방역당국은 야생오리의 폐사 원인과 고창 농장과 부안 농장에서 발병한 AI의 연관 관계를 확인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