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창오리 떼죽음 원인은?…독극물·AI 가능성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전북 고창 씨오리 농장 인근의 저수지에서 가창오리가 떼죽음한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독극물과 AI에 의한 폐사 등 두 가지로 의견이 갈렸다.


군산철새조망대 한성우 학예연구사는 18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일단 이번 집단 폐사는 독극물이나 AI 바이러스가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폐사 철새의 가슴에 있는 먹이주머니가 가득 차 있으면 떼죽음 원인이 독극물일 수 있다"면서 "철새들이 독극물을 섭취하면 극심한 갈증으로 물을 먹기 위해 집단으로 몰려 폐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독극물 원인설에 무게를 뒀다.

실제 가창오리 1천여 마리는 동림저수지 물가 부근에 죽어 있었다.

반면 전북대의 한 조류 전문가는 조심스럽게 AI가 원인이라고 추측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전문가는 "철새들이 오랜 기간 이동하면서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던 개체들이 바깥으로 바이러스를 배출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AI로 인해 폐사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그는 "철새의 유입 경로 등을 조사해 봐야겠지만 2010년 발생한 AI도 철새가 주원인인 것으로 밝혀진 점으로 미뤄 이번 폐사의 원인도 고병원성 AI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덧붙엿다.

아울러 "야생 철새가 국내로 조류인플루엔자를 유입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동림저수지와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오리농가와 10㎞밖에 떨어지지 않은 점도 AI 감염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전북도의 방역 전문가는 "철새가 닭이나 오리보다 면역력이 강해 고병원성 AI에 감염되더라도 떼죽음한 사례는 현재까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만약 고병원성 AI라면 면역력이 강한 철새가 죽을 정도의 강력한 바이러스가 발병했다고 볼 수 있는 만큼 방역계획과 범위를 전면 손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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