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검사장 "해결사 검사 너무 욕하지 마시길"

박영관 전 제주지검장 페이스북에 위로 글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가 여자 연예인을 위해 병원장에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구속수사를 받는 춘천지검 전모(37) 검사에 대한 비난을 자제해달라는 글을 올렸다.


박영관(62·사법연수원 13기) 변호사는 17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혼의 젊은 남자가 어떤 잘못을 범했는지 자세히 알 수는 없으나, 너무 욕하지 마시기 바란다"고 적었다.

박 변호사는 제주지검장을 마지막으로 2009년 검찰을 떠나 법무법인 동인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사법연수원 수료 직후 2008년 제주지검에 배치된 전 검사와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그는 전 검사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지난 15일 전 검사와 통화한 내용도 공개했다.

전 검사는 "막상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다 보니 검사로서 큰 실수를 한 것 같아 모든 것을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결심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합니다"라고 했다고 그는 전했다.

박 변호사는 "전화기 너머로 체념과 두려움과 비탄이 전해오는 것 같았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2002년 서울지검 특수1부장 시절 이른바 '병풍사건' 수사를 맡았다가 편파수사라는 비판에 시달린 경험을 전 검사 사건에 빗댔다.

박 변호사는 "편을 갈라 격려, 비난이 난무하는데 처음에는 신문이나 TV를 보는 것이 두려웠다. 내가 아닌 전혀 다른 내가 존재하는 것 같았다. 심지어 '내가 저런 사람이었나. 그럴 수도 있겠다'는 심리상태에 빠지기도 했다"며 전 검사를 위로했다.

이명재 의정부지검장은 "너무 마음이 여린 친구지요. 이용당하는 줄 모르고 행동한 것 아닌가 생각됩니다"라고 댓글을 달며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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