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언론은 일반기업과 달리 공정방송 문제로 파업하는 게 정당하다고 적시, 커다란 반향이 예상된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제13민사부(박인식 부장)는 정영하 전 MBC 노조 위원장 외 43명이 MBC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서울남부지법 재판부는 "MBC가 원고들에게 내린 각 징계 처분을 모두 무효로 확인하고 MBC는 정 전 위원장 등 해고자에게는 각 2000만 원, 나머지에게는 각 1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일반 기업과 다른 방송사 등 언론매체는 민주적 기본질서 유지와 발전에 필수적인 표현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할 공정성의 의무가 있다"면서 "이 의무는 헌법이나 방송법에 규정돼 있어 공정방송의 의무는 기초적인 근로 조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용자가 관련 법규나 단체협약을 위반해 인사권이나 경영권을 남용하는 방법으로 방송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경우 이는 근로조건을 저해하는 행위일 뿐 아니라 공정방송의 의무를 위반한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MBC 노조가 파업에 이르게 된 주된 목적은 특정 경영자를 배척하려는 것이 아니라 단체협약에 정한 공정방송협의회 등을 개최하지 않는 등 공정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는 경영진에 대하여 방송의 공정성을 보장받기 위한 것"이라며 "이 파업은 정당하다 보인다"고 판단했다.
앞서 MBC노조는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지난 2012년 1월 30일부터 170일간 파업을 벌였으며 사측은 정 전 위원장 등 6명을 해고하고 38명을 정직 처분했다.
이에 대해 정영하 전 MBC 노조 위원장은 "파업의 정당성을 100% 인정한 판결"이라면서 "부당징계뿐 아니라 지난 MB 정권에 저항한 파업의 정당성을 명확히 판시한 것"이라고 환영했다.
판결에 대해 MBC 사측은 "판결문을 보고 검토 후 항소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