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들 의원은 집권당의 하원 최대 모임인 '의회 진보코커스'(CPC)를 대표해 이런 입장을 밝혀 앞으로 우리나라를 상대로 한 통상압력 및 TPP 협상 참여 반대 등의 목소리가 커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의회에 따르면 진보코커스 소속 의원들은 전날 오후 하원 전체회의 직후 특별 정견발표 시간을 갖고 TPP에 대한 반대 의견을 잇따라 피력했다.
진행자로 나선 마크 포캔(위스콘신) 의원은 진보코커스를 대표해 TPP에 대한 강력한 반대 입장을 천명한다면서 "이는 노동자 계층과 유색인종의 가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의회에서 논의 중인 대통령의 무역협상촉진권한(TPA) 부활 법안에 대해서도 반대한 뒤 "이는 과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한·미 FTA와 같은 실패에서 경험했던 것"이라며 "이런 일이 재현돼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패스트트랙'(fast track)으로 불리는 TPA는 무역협상을 촉진하기 위해 미국 의회가 대외무역협상의 전권을 대통령에게 일임하는 제도로, 한·미 FTA 협상 당시에 적용됐으나 2007년 6월 말 시한이 만료됐다.
이어 발언권을 신청한 마시 캡터(오하이오) 의원도 "한·미 FTA로 미국에서 7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고들 했는데 어찌 됐느냐"며 "미국은 이미 한국에 4만개의 일자리를 잃었다"고 비판했다.
또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5만대의 차량을 살 것이라고 했지만 그들은 사지 않았다"면서 한·미 FTA 때문에 한국과의 무역적자가 무려 58억달러나 늘어났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패스트트랙 자유무역협정' 모델은 잘못된 것이고 중산층을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은 안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1991년 설립된 진보코커스에는 공동의장인 키스 엘리슨(미네소타)·라울 그라잘바(애리조나) 의원과 공동부의장인 주디 추(캘리포니아)·마이크 혼다(캘리포니아) 의원 등 무려 75명의 하원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석을 차지했던 제111대 의회(2009~2010년)에서는 총 20명의 하원 상임위 원장 가운데 절반이 이 모임 소속 의원들이었을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