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그대' 천송이·도민준 vs '도둑들' 예니콜·잠파노

'별에서 온 그대'의 전지현과 김수현 (SBS 제공, 방송 캡처)
요즘 SBS 수목극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별그대'는 tvN '응답하라 1994'가 끝나자 헛헛해진 드라마 팬들의 마음을 채워주고 있다. 시청률 역시 인기를 반영하듯 20%를 줄곧 유지하면서 일찌감치 '대박 드라마' 반열에 올랐다.


'별그대' 흥행의 가장 큰 힘은 전지현과 김수현의 호흡이다. 투덜거리면서도 은근한 두 사람의 로맨스는 한밤중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달달하게 녹인다. 극 중 도민준(김수현 분)은 무심한 듯하면서도 천송이(전지현 분)를 지켜주는 '수호천사'와 같은 존재다. 송이 역시 자신도 모르게 민준에게 의존하면서 이상야릇한(?) 감정을 느낀다.

전지현과 김수현의 팬이라면, 두 사람의 '케미'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이미 이들은 지난 2012년 개봉한 영화 '도둑들'에서 예니콜과 잠파노로 짧지만 굵은 로맨스 연기를 펼친 바 있다. 당시 두 사람의 랑데부는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별그대'의 전지현과 김수현, '도둑들'의 전지현과 김수현의 사랑 방식은 어떻게 다를까.

'별그대'에서 송이는 톱스타다. 민준은 400년 전 지구로 온 외계인이다. 여러 번에 걸쳐 신분세탁을 해온 민준은 현재 대학강사로 살고 있다. TV와는 벽을 쌓고 지내는 민준은 자신의 수강생 송이가 옆집에 사는 귀찮고 시끄러운 처녀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민준은 시간이 흐른 뒤 송이가 400년 전 지구에 오면서 사랑의 감정을 느꼈던 그 소녀가 환생한 것임을 알고 가슴이 뜨거워진다. 다시는 인간에게 정을 주지 않겠다던 그가 지구를 떠나기 3개월 전 송이를 만나게 되는 운명의 장난에 빠지게 된 것.

15초 만에 송이의 매력에 넘어간 민준은 결국 송이의 입에 키스를 하게 되고, 열병을 앓는다. 송이도 위험한 순간에 '도민준'을 외칠 정도로 이미 그의 마음속은 이미 민준으로 가득 차 있다. 두 사람의 본격적인 로맨스는 이제부터 그려질 전망이다.

영화 '도둑들' 스틸컷
전지현과 김수현의 로맨스가 주축인 '별그대'와 달리 '도둑들' 속 예니콜과 잠파노의 사랑은 그리 길지 않다. 오히려 짧아서 아쉬움만 더했다. 그렇지만 이들에게서 송이와 민준의 모습도 언뜻 보인다.

예니콜보다 한참 동생인 잠파노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면서 예니콜에서 접근한다. '도둑질'을 해야 하기 때문에 뭉친 이들이지만, 그 안에서도 사랑의 감정은 싹트기 마련이다. 결국 잠파노는 예니콜에게 다가가 박력 있는 키스를 나누게 된다.

또 홍콩 경찰과의 대치 상황에서는 예니콜 대신 잠파노가 경찰의 시선을 끌며 희생을 감수한다. 잠파노는 경찰에 붙잡히고 "복희야 사랑한다"며 예니콜을 향해 고백한다. 그러면서 예니콜과 잠파노는 자연스럽게 이별을 맞는다. 송이와 민준처럼 애틋하거나 로맨틱한 사랑이 펼쳐질 기회도 없이 끝을 맺는다.

'도둑들' 이후 약 1년 5개월 후 전지현과 김수현은 '별그대' 주인공으로 만나게 됐다.

지난해 12월, '별그대' 제작발표회 당시 전지현은 "김수현을 다시 만나서 굉장히 반갑다. 두 번째 호흡이라서 마음이 편안하다"고 했고, 김수현은 "천송이 역할을 맡은 전지현 누나와 함께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며 "'도둑들'과는 또 다른 호흡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두 사람의 로맨스 전개에 기대감을 높였다.

'별그대'와 '도둑들'의 전지현과 김수현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로맨스를 그리고 있다. '별그대' 천송이와 도민준도 '도둑들'의 예니콜과 잠파노처럼 사랑을 이루지 못할지, 반대로 행복한 결말을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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