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과 판타지 드라마가 주류를 이뤘던 드라마들이 변화하고 있다. 사극은을 비롯, 시대극, 복고 분위기를 담은 작품까지 현실적인 배경을 살린 드라마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종영한 tvN '응답하라 1994'는 출연진들의 패션뿐 아니라 삐삐, 386컴퓨터 등 해당 시기를 추억할 수 있는 세밀한 소품들로 찬사 받았다. 1994년부터 결혼식이 있던 2002년까지 김일성 사망, 월드컵 등 굵직한 사건들을 극의 배경으로 끌어왔을 뿐 아니라 당시에만 볼 수 있었던 브랜드 등을 선보이며 "깨알같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는 전편 '응답하라 1997'도 마찬가지다. '빠순이'라는 키워드 뿐 아니라 그 시기의 노래, 드라마 등으로 추억을 자극했다. 신원호 PD도 당시 "소품들을 구하고 재현하는데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었다"며 "해당 시기를 추억할 수 있는 선이라면 묻어두고 가는 부분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정통사극의 부활로 눈길을 끌고 있는 KBS 1TV '정도전' 역시 세밀한 시대상 재현으로 호평 받고 있다. 당시 복식뿐 아니라 이성계가 함경도 출신이라는 점에 착안해 사투리까지 사용하고 있다.
'정도전' 제작발표회에서 장성환 KBS TV본부장은 "살아있는 역사 교과서가 되 것"이라고 '정도전'을 소개했다. 이를 위해 '정도전' 제작진은 역사적인 사료를 바탕으로 드라마를 제작하기 위해 2년 여간 준비작업을 거쳤을 뿐 아니라 세미나 등을 통해 교육을 받기도 했다.
'정도전' 대본을 맡은 정현민 작가는 "역사적인 사실에 이야기를 채워나가는 과정이 쉽진 않지만 최대한 역사서에 실린 내용에 입각해 집필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제작진의 노력에 시청자들도 "오랜만에 정통사극을 보게 돼 기쁘다"는 반응이다. 이제 겨우 4회가 방영됐지만 10% 초반대 시청률로 안정적인 출발을 알렸다. 특히 5060세대 시청률은 10%후반까지 치솟을 만큼 든든한 지원도 받고 있다.
15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KBS 2TV '감격시대:투신의 탄생' 역시 시대상 반영을 통해 공감대를 얻겠다는 각오다.
'감격시대' 정해룡 CP는 "극중 배경이 1930년대인 만큼 당시 올림픽 등 시대상을 반영하는 사건들이 극의 전개 과정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예정이다"며 "코카콜라, 초콜릿 등 그 당시 존재했던 제품들의 등장도 신선하게 다가올 것"이라고 소개했다.
연출을 맡은 김정규 PD는 "소품부터 시작해서 기방, 의료원, 다리, 주택 등 세트들도 고증을 바탕으로 꾸몄다"며 "매 컷을 찍을 때마다 시청자들이 1930년대란 시대적 배경에 몰입할 수 있도록 사소한 것까지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