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장기 과제 구분…의협 '투트랙' 접근

노환규 "병협 파업 반대에 유감, 경영자일 뿐"

1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 등 6개 보건의료단체(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간호협회,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협회장들이 의료영리화 저지와 국민건강권 수호를 공동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윤창원 기자)
총파업을 조건부로 결의한 대한의사협회가 향후 한 달을 대정부 협상 기간으로 보고, 협상단 구성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의사협회는 원격의료 및 영리병원화 정책 철회를 단기 과제로, 건강보험 저수가 개선을 중장기 과제로 분류하고 정부와의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대한의사협회는 14일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를 통해 협상단장을 선임하고 이번 주 중으로 협상단 구성을 완료하기로 했다.

협상단장에는 임수흠 서울시의사회장이 만장일치로 선임됐다.

노환규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단장을 중심으로 협상단을 꾸리고 진행하는 동시에 협상 결렬에 대비해 비대위원장으로서 투쟁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협상과 투쟁을 병행하는 투트랙 방침을 밝혔다.

노 회장은 원격의료 및 영리병원화 등은 보건복지부와 직접적인 협의를 통해 진행할 단기과제로, 저수가 등 건강보험 제도개선 등은 대통령이나 국회 산하 특별위원회를 통해 해결할 중장기 과제로 구분지었다.

특히 건강보험의 근본적 개선과 저수가 문제를 언급하며 "국민들이 공보험, 사보험의 이중지출을 하고 있고 사보험의 비중이 커져가고 있다"면서 "이는 복지부 혼자 하기 어렵고 기재부 등이 함께 하고, 무엇보다 대통령의 의지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대통령 직속 기구를 통해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노 회장은 총파업에 대한 전 회원 투표를 진행하는데 최소 2주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시한이 촉박하다. 적어도 한달 이내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협은 자체적으로 파업을 유보하는 최소한의 조건을 어떻게 설정할지에 대해 내부 논의를 거친 뒤 협상에 임할 방침이다.

한편 의협은 병원협회가 정부의 4차투자활성화 대책을 찬성하고, 파업을 반대한 것과 관련해 유감을 표현했다.

노 회장은 "절박한 경영환경에 처한 분들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원칙보다는 경영의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하는 상황이라 이해는 하지만 아쉽다"고 말했다.

다만, "병원협회와 중소병원협외의 입장이 다르다. 중소병원협회는 찬성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병원협회는 경영자 단체일 뿐이고,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은 의사협회 소속이다"고 강조했다.

노 회장은 정부의 원격의료 허용에 대해 "국민의 편의성을 중시해 약도 원격으로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가 반드시 나올 것이다. 약국을 거치지 않고 택배로 넘어갈 수 있다"며 "약사도 존재가치를 위협받는 일이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또, 의료기관의 영리 자회사가 병원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정부 논리를 반박하며 "오히려 병원의 내부자거래를 활성화시켜 병원 돈을 외부로 빼돌리는데 도움이 된다.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에게 건강식품 판매나 부대사업의 이익창출도 강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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