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총장 방문 중에도 이라크 유혈 살상 이어져

이라크 총리, 반총장과 공동회견 "알카에다와 대화 없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3일(현지시간) 이라크를 찾아가 평화를 위한 대화를 촉구했으나, 현지 정부군과 반군의 충돌은 이어져 사상자가 속출했다.


이틀간 일정으로 수도 바그다드를 방문한 반 총장은 이날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이라크의 지도자들에게 문제를 일으키는 근본 원인을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 지도자들은 누구(어떤 정치세력)도 뒤에 남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정치적 화합, 사회적 화합, 그리고 정치적 대화, 포괄적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최근 서부 안바르에서 폭력이 증가하는 데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알말리키 총리는 안바르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이라크 문제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전제하고 "누구와의 대화인가? 알카에다?"라고 묻고는 "알카에다와의 대화는 없다. 이라크 국민의 결정은 알카에다를 없애는 것"이라고 밝혔다.

알말리키 총리는 반 총장의 사형 집행 중지 요구에 대해서도 헌법과 이슬람 체제 아래 사형 집행은 허용된다며 "유엔 결정들과 인권을 존중하지만, 우리는 살인한 이들의 권리도 존중돼야 한다고는 믿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이라크는 적어도 169명의 사형을 집행, 국제사회로부터 집행 중지 요구를 받아왔다.

유엔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무총장과 이라크 정부를 이끄는 총리의 이견이 확인된 가운데 이날 밤 바그다드 북동쪽 샤하브 지역의 시장 주변과 북서쪽 상업 지구에서 차량폭탄이 수차례 터져 최소한 26명이 숨졌다고 현지 경찰이 전했다.

이라크는 최근 알카에다와 연계한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세력을 키우는 가운데 안바르 지역 등지에서 ISIL 등 수니파 반군과 시아파 주도 정부군 간 싸움이 격화하면서 유혈 사태가 2008년 이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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