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출시된 지 6개월 이상 된 일부 기종에 '공짜'라는 문구가 붙은 것도 심심찮게 목격됐다.
삼성전자 갤럭시S4 LTE-A와 LG전자 G2 등 최신 단말기 할부원금이 30-40만원인 곳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지난 주말 서울 종로구에 KT 대리점 직원 A씨는 출고가 69만9,600원짜리 팬택 베가 아이언이 5만원이라고 소개했다.
법정보조금 27만원을 붙여 할부원금 43만원만 전산에 찍으면 나머지 38만원 상당은 요금선납과 통신사 요금할인, 가입비 유심비 면제 등으로 상쇄시킬 수 있어 5만원에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최근 방통위가 불법보조금과 관련해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단속이 심해졌다"며 "대신 요금 선납 방식의 편법을 동원에 고객들에게 혜택을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통신사에서 다음주 월요일까지만 특가판매로 나온 조건이라며 서둘러야 한다"고 부추켰다.
비슷한 위치에 있는 SK텔레콤 대리점도 사정은 마찬가지.
해당 통신사 대리점도 비슷한 방식으로 팬택 베가 아이언과 LG 옵티머스G 등 재고물량 털어내기에 나섰다.
직원 B씨는 "방통위 단속이 심해 법정한도금 이상으로 할부원금을 까드리지 못한다"며 "대신 고객님 통장으로 법정 보조금 27만원 외에 24만원을 더 넣어드리겠다"고 말했다.
개통 뒤 일부 보조금을 뒤로 넣어주는 일명 페이백 수법이다.
방통위는 통신사 보조금은 물론 일선 대리점과 판매점에서 더 얹어주는 판매장려금 등도 총 27만원이 넘으면 무조건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방통위가 불법보조금 관련해 이통3사에 전체 예상순이익의 7% 이상에 해당하는 1,786억7,000만원이라는 사상최대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불법보조금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말 방통위 제재에도 불구하고 연초 들어서도 알뜰폰을 포함한 번호이동건수(MNP)가 많게는 8만1,081건까지 치솟는 등 정부가 시장 과열기준으로 삼는 2만4,000건을 쉽게 넘어섰다.
그 만큼 대리점과 판매점 등 스마트폰 유통시장에서 고객확보를 위해 편법·탈법이 동원됐다는 얘기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방통위 제재 이후 법정한도를 초과하는 보조금 투입을 자제하고 있다"며 "하지만 일선 대리점들이 대리점 자체 고객 확보 차원에서 더 얹어주는 보조금까지는 우리가 제어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