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관 대선개입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도입을 거듭 촉구하며 박근혜 대통령과 여전히 대립각을 세웠고, 오는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한 당 혁신도 약속했다.
김 대표는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많은 국민이 안녕하지 못하다고 답하실 것을 잘 알기에 제1야당 대표로서 마음이 편치 않다. 죄송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박 대통령의 지난 6일 기자회견 내용을 언급하면서 "대통령이 민생의 어려움에 관해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아서 놀랐다"며 "이번 기자회견에서 '경제민주화'와 '복지'라는 단어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민생과 경제를 챙길 것"이라면서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에 맞게 경제체질을 지속적으로 변화시켜나가고, 계층상승을 가능하게 하는 '희망의 사다리'를 적극적으로 복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무상보육·무상급식·고교무상교육·대학생 반값등록금 실현 ▲전·월세 상한제 도입·공공임대주택 대폭 확대 ▲공공의료시설 확대 ▲당 정책연구원에 실버연구소 설치 등의 추진을 약속했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이 강조해온 '비정상의 정상화'를 거론하면서 "세상에 대통령선거에 국가기관들이 불법 개입한 사건만큼 비정상적인 일이 또 어디에 있겠느냐"며 특검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
아울러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철도 민영화와 의료 영리화에 대해서도 "모두 시대에 역행하는 비정상적인 일"이라며 "민주당은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공언했다.
김 대표는 "사분오열됐던 나라가 이제는 칠분팔열 돼 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며 사회 양극화 해결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위원회' 구성을 거듭 제안했다.
또 '통일은 대박'임을 강조한 박 대통령에 화답하면서도 "준비 없는 통일은 한반도에 큰 혼란을 불러올 것"이라며 "새로운 국민통합적 대북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여야 간 초당적인 협력을 주문하면서 북한 인권과 민생을 개선하기 위한 '북한인권민생법'을 민주당 차원에서 마련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와 관련해서도 "대통령의 의지만 있다면 가능한 일"이라며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국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기자회견 후반부에서는 민주당의 뼈 아픈 실책을 자성하는 데 시간을 쏟았다.
그는 "민주당이 국민 기대에 온전히 부응하지 못했고, 여전히 백척간두에 서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지난 총선과 대선의 뼈 아픈 패배의 교훈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제2의 창당을 한다는 각오로 낡은 사고와 행동양식에서 벗어나는 정치혁신에 박차를 가하겠다"면서 "정치혁신을 통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민주당으로 거듭나고,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당 분열의 원인으로 지목돼온 친노 대(對) 비노 간 계파주의를 겨냥해 "우리 내부에 잔존하는 분파주의를 극복해서 민주당이 하나로 뭉치는 데에 진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지방선거기획단을 확대·개편하는 동시에 '혁신과 승리를 위한 비상체제' 가동, 투명한 공천 실천을 약속했다.
김 대표는 "호남을 포함한 전 지역에서 당내외 최적·최강의 인물을 내세워 승리할 것"이라며 "정치혁신으로 경쟁해가면서 야권의 재구성이 필요한지 여부를 국민의 뜻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승부수를 띄웠다.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무소속 안철수 의원측과의 지방선거 야권연대 가능성을 즉각적으로 부인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여지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