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락 친나왓 총리 퇴진과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조기총선 연기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는 13일 방콕 시내 주요 지점 20곳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여 교통과 정부 활동을 마비시킬 계획이다.
제1 야당인 민주당 출신의 수텝 터억수반 전 부총리가 이끄는 반정부 시위대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세력의 근절과 정치개혁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대규모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맞서 탁신 전 총리를 지지하는 독재저항민주연합전선(UDD)은 방콕과 인접한 빠툼타니주, 논타부리주, 사뭇쁘라깐주 등 전국 50개 주에서 반정부 시위에 대항한 친정부 시위를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UDD는 다만 반정부 시위대와 충돌하지 않기 위해 방콕과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남부 지방에서는 시위에 나서지 않을 계획이다.
탁신 전 총리의 사면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포괄적 사면 추진을 계기로 지난해 11월 본격화된 반정부 시위가 장기화되고, 친정부 단체가 반정부 시위에 맞서 시위를 벌이기로 하자 유혈 충돌 및 군부 쿠데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시위대는 지난 10일 방콕 외곽에서 충돌해 6명이 부상했으며 11일에는 방콕 시내 반정부 시위대 야영장에서 괴한에 의한 총격이 발생해 7명이 다쳤다.
하지만, 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프라윳 찬-오차 육군참모총장은 11일 군부 쿠데타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에게 "언론이 지나치게 자주 쿠데타 가능성을 언급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쿠데타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에 앞서 프라윳 총장은 지난해 말 유사한 질문을 받고 "현재 문은 열려 있지 않지만, 닫혀 있지도 않다"며 쿠데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아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프라윳 총장의 이 발언 이후 쿠데타 설이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국민과 언론들은 군부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정부 시위는 그동안 대체로 평화적으로 진행됐으나 시위대를 향한 괴한의 총격,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수차례 발생해 경찰 1명을 포함해 8명이 숨졌으며, 400여 명이 다쳤다.
정부는 방콕셧다운 시위가 평화적으로 진행되는 한 이를 무력으로 진압하거나 강제 해산하지 않고 교통과 질서 유지에 경찰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13일 방콕 시내 주요 정부기관, 방송국 등의 경비와 교통 통제를 위해 경찰 1만 5천 명과 비무장 군 병력 8천 명을 배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