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국내 증시 '쥐락펴락'…자금이탈 당분간 이어질 듯

양적완화 축소·원화강세·국내 경기 악화 삼중고

외국인의 자금이탈이 매섭다. 지난해 12월 외국인은 상장주식 1조5000억원을 순매도해 11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순매도세를 보였다.

외국인의 증시 이탈은 연초에도 이어져, 새해 개장 이틀 동안 약 6300억 원이 빠져나갔다.

10일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의 '팔자'세에 1930선대까지 떨어졌다. 이날 외국인은 2495억원의 순매도세를 보이며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외국인의 자본이 이탈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으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꼽힌다.


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가시화 되면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에 대한 비중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위험자산 선호를 줄이고 있기 때문에 1월말까지는 자금이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자금이탈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재정과 신용여건 악화가 자금이탈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에도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는 있었으나 경상수지 흑자와 같은 이슈가 국내 시장을 지지했던 것과는 달리 엔저 현상으로 인한 수출기업들의 어려움과 최근 발표된 삼성전자 실적 악화로 인해 외국인을 유인할 만한 매력도 떨어졌다.

글로벌 투자은행 HSBC는 10일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원화가치 상승(환율 하락)이 도움을 주지 않고 있다.

외국인의 경우 환율이 내려가면서 얻을 수 있는 환차익을 노리고 국내주식을 구입하는데 환율이 1050~1060원 선으로까지 떨어지면서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외국인들의 유입을 막고 있다.

삼성증권 박정우 연구위원은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 들어오는 이유는 지수 상승률과 환율 변동으로 인한 수익인데, 환 배팅을 하기에 환율이 너무 낮고 지수 상승에 대한 기대도 없기 때문에 들어오려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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